"진짜 피팅모델·성우 아냐?"…일상 파고든 AI, 인간과 경쟁 시작됐다

입력 2023-02-05 18:10   수정 2023-02-13 16:58

수학 문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인공지능(AI)이 바로 풀이 과정과 답을 알려주는 앱 콴다의 국내 가입자는 900만 명이 넘는다. 국내 중·고교생(260만 명) 대부분이 사용하는 앱으로 알려졌다. 국내 AI 스타트업 마크비전이 지난해 118개국의 1500여 개 온라인 쇼핑 서비스에서 AI로 찾아낸 ‘짝퉁’은 2100만 건이 넘는다.

AI 서비스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챗GPT 열풍으로 AI가 새삼 주목받고 있지만 AI는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파고들었다. 더 똑똑해진 AI가 인류의 대혁명을 이끌고 있다.
◆인간을 이미 대체한 AI
AI는 첨단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선호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겐 이미 익숙하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지난달 내놓은 ‘AI 아바타’의 유료 이용자는 출시 한 달 만에 60만 명을 넘어섰다. 이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10~20장 정도 찍으면 AI가 이용자를 닮은 아바타 이미지를 바로 생성한다.

지난해 10월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정식 출시한 AI 챗봇 ‘이루다2.0’의 이용자는 100만 명이 넘는다. AI로 작동하는 ‘이루다2.0’은 실제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산업계에서는 AI가 일부 인간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유튜브 쇼츠(짧은 영상) 부문에서 최다 시청자를 기록한 유튜브 채널 ‘1분요리 뚝딱이형’에 나오는 목소리는 AI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의 AI 성우 서비스인 타입캐스트에서 만들었다.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45개국의 132만여 명이 타입캐스트를 사용한다.

김태수 네오사피엔스 대표는 “성우 같은 목소리가 들어간 유튜브 영상의 2~3개 중 1개는 타입캐스트를 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쇼핑몰의 피팅 모델도 AI가 대체하고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 전문업체 폼즈는 AI로 만든 디지털 휴먼을 의류 광고 모델로 제공한다. 이정진 폼즈 대표는 “의류업체들은 1년에 보통 3000만원 정도를 모델비로 쓴다”며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면 관련 비용의 90%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온라인 쇼핑몰 업체와 홈쇼핑 기업 등이 폼즈 서비스를 도입했다.
◆공공 부문도 혁신하는 AI
AI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의 AI 콘텐츠 생성 플랫폼 뤼튼이 지난달 내놓은 유료 서비스는 출시 2주 만에 매출 2억원을 올렸다. 뤼튼은 AI로 광고 문구, 블로그 내용 등을 바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단순 IT 개발 업무도 AI가 해결하고 있다. 별도 코딩 작업 없이 AI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네이버의 노코드 플랫폼 ‘클로바 스튜디오’를 활용하는 국내 스타트업은 100곳이 넘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25년에는 1조9074억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커질 전망이다.

AI로 정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과 런던퀸메리대 등은 유럽은행감독청(CBA)의 데이터를 사용해 구제금융에 관한 정부 결정을 지원하는 AI 서비스를 개발했다. 기업, 은행, 국가, 개인 등이 도산하거나 지급 불능 상태인 경우 이를 구제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찾아주는 서비스다. 미국 연방정부는 공무원의 번아웃 현상을 해결하는 AI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올해 관련 예산을 확보했다.

글로벌 AI 시장은 이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IBM이 내놓은 2022년 ‘AI도입지수’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22%에 그쳤다. 세계 평균은 34%이고, 중국이 58%로 가장 높았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GPT 등 AI 모델이 최근 엄청난 성장을 이뤘지만 앞으로 나올 것은 더 많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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