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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으로 현 부총재인 아마미야 마사요시(雨宮正佳)씨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아마미야 부총재에게 차기 일본은행 총재직을 제안했다고 6일 보도했다. 역대 최장수 일본은행 수장인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오는 4월8일까지다. 일본 정부는 부총재 2명의 인사를 포함한 일본은행 최고 책임자의 인사안을 오는 2월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일본은행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책위원회는 총재 1명과 부총재 2명, 심의위원 6명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정책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연 8회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등 일본의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정책위원회 멤버 9명 모두 일본 정부가 인선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일본은행법이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정부의 입김을 강하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동안 구로다 총재의 후임으로는 아마미야 부총재와 그의 전임자였던 나카소 히로시(中?宏) 전 부총재(현 다이와종합연구소 이사장)가 거론됐다.
시장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마미야를 선택하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할 것임을, 나카소라면 독자 노선의 색채를 강화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금융시장에 던지는 것'이라고 해석해 왔다.
아마미야 부총재가 대규모 금융완화의 주역인 반면 나카소 전 부총재는 금융완화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책의 일부 수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일본은행 통화정책의 황태자'로 불린다. 1979년 입행 이래 디플레이션 하의 금융정책과 대규모 금융완화 대부분을 주도했다. 2001년 양적완화정책, 2010년 포괄적 금융완화, 2013년 대규모 금융완화, 2016년 장단기금리조작(수익률곡선통제) 등을 모두 기획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시장위원회 의장을 역임한 나카소 전 부총재는 해외 금융당국 고위인사들과 두터운 인맥을 자랑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일본은행의 대처를 주도해 위기대응 능력이 풍부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새 일본은행 총재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가는 동시에 금융완화 10년째를 맞아 나타나기 시작한 부작용을 해소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된다.
장기금리를 0.5% 이하로 묶어두는 장단기금리조작, 주식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가지수펀드(ETF) 매입, 시장에 유동성을 주입하는 무제한 양적완화를 계속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성급하거나 과도하게 대처할 경우 장기금리 급등, 주가 폭락, 기업 도산 급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민감한 과제들이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정책을 성급하게 수정하면 일본의 디플레이션이 또다시 심각해질 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터지기 직전인 풍선의 바람을 조금씩 빼는 것이 차기 일본은행 총재의 역할 "이라며 "일본 정부와 협조하고 시장을 달래가며 금융정책과 일본 경제를 조금씩 정상화해 나가는 균형 감각과 인내력이 필수"라고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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