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하락을 거듭한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에서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에 힘입어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급매물이 소진되고 있다는 평가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오산동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3.0' 전용 59㎡는 지난달 31일 4억5000만원(12층)에 손바뀜됐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은 지난해 11월 4억1000만원(2층)까지 내렸고 지난달에도 4억1000만원(5층)에 매매된 바 있다. 하지만 직후 4억3800만원(12층), 4억4000만원(8층) 등 소폭의 반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청계동 '동탄역센트럴푸르지오' 전용 59㎡도 지난달 30일 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 동일 면적은 지난해 11월 4억4500만원(4층)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반송동 '동탄시범다은마을 월드메르디앙 반도유보라' 전용 59㎡ 역시 4억4600만원(22층)에 매매됐다. 지난해 11월 3억9900만원(1층)에 거래된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집주인과 매수자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그는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전화도 거의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는데, 지난달부터 매수 문의가 늘더니 요즘에는 방문 고객도 증가했다"며 "쌓여있던 급매물도 실시간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산동의 개업중개사도 "최근 거래된 4억원대 아파트들은 집값 상승기 7억원대까지 올랐던 곳들"이라며 "가격이 많이 내린 덕분에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 적용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또 "잘하면 3%대 금리로 80% 대출도 가능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이 나온 만큼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하락하는 상황"이라며 "전세살이를 마치고 싶은 이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이거나 부부 합산 소득이 연 1억원 이하일 경우 받을 수 있는 우대형(연 4.15∼4.45%)과 주택 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거나 부부 합산 소득이 연 1억원을 넘으면 적용되는 일반형(연 4.25∼4.55%)으로 구분된다. 주택 가격은 KB시세를 가장 우선으로 따진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최대 70%(생애최초 주택구입자 80%)이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적용되지 않는다.
동탄이 다른 지역보다 집값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하고 있다는 점도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집값이 9.6% 내릴 동안 화성 집값은 13.2% 내렸다. 올해도 큰 낙폭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경기도 집값은 1월 첫 주 0.86% 하락한 이후 매주 △-0.72% △-0.71% △-0.59% △-0.55% 하락했다. 이에 비해 화성시는 같은 기간 △-1.05% △-1.02% △-1.30% △-1.00% △-1.01%로 낙폭이 가팔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화성 집값 하락은 동탄신도시 위주"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점 대비 집값이 대폭 하락하면서 실수요자가 느끼는 가격 매력이 커진 결과라고 판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동탄은 단기간 급등했다가 급락한 지역"이라며 "고점 대비 낙폭이 두드러지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가격에 대한 매력을 크게 느끼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에서는 DSR 규제로 인해 원하는 만큼 대출받기 어렵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은 그런 불편 없이 대출이 나온다"며 "추후 시중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부담도 없기에 억눌렸던 수요가 소폭 회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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