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호텔기업들 역시 새로운 체인 브랜드를 잇달아 선보이며 ‘안방 사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 창궐 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한국 호텔 시장을 두고 국내외 호텔기업들이 한판 대결을 벌일 태세다.
‘리츠칼튼’ ‘JW메리어트’ ‘르메르디앙’ ‘코트야드’ 등 30개 브랜드를 운영 중인 메리어트는 이미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메리어트는 지난해 명동 르메르디앙, 명동 목시, 수원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등을 열었다.
2025년까지 한국 내 메리어트 브랜드 호텔을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메리어트는 세계적으로 1억6000만 명이 넘는 멤버십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주요 기업이 한국으로 유입되는 해외 실속파 관광객들을 이들에 상당수 빼앗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호텔업계의 시각이다.
국내 기업들도 글로벌 강자들의 공세에 맞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체인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신세계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 1일 강원 양양에 연 ‘코랄로 바이 조선’에 ‘바이 조선’이라는 브랜드를 쓰도록 했다. 바이 조선은 소유주가 원하는 호텔의 개성은 유지하면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운영 방식을 적용하는 브랜드다.
GS리테일의 호텔 계열사 파르나스호텔 역시 지난해 독자 브랜드 ‘파르나스’를 제주에서 선보였다. 이전까지는 서울 강남에서 인터컨티넨탈호텔그룹(IHG)의 브랜드를 빌린 호텔만 운영해왔다.
국내에서 체인사업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는 ‘신라스테이’다.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는 현재 서울, 제주, 부산, 여수 등 전국에서 14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2021년 호텔신라가 신라스테이를 통해 올린 매출은 965억원, 영업이익은 55억원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소유주들 사이에서 호텔을 안정적으로 위탁 운영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롯데 역시 러시아 사마라, 미국 시애틀, 미얀마 양곤에서 ‘롯데호텔’ 브랜드로 호텔을 위탁 운영 중이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는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국내 호텔업계는 체인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IHG, 메리어트, 힐튼 같은 ‘큰 산’을 넘어서야 한다. 일찍이 글로벌 체인을 구축해 탄탄한 이용자층을 보유한 이들을 제치고 호텔 사업자들에게 자신들의 브랜드를 채택시키기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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