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일본銀 총재에 '금융완화 주도' 아마미야 유력…엔화가치 급락

입력 2023-02-06 18:09   수정 2023-03-08 00:01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후임으로 현 부총재인 아마미야 마사요시(사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아마미야 부총재에게 차기 일본은행 총재 직을 제안했다고 6일 보도했다. 역대 최장수 일본은행 수장인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오는 4월 8일까지다.

일본 정부는 부총재 두 명을 포함한 일본은행 최고책임자 인사안을 이달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일본은행 총재와 부총재는 정부가 의회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그동안 후임 총재 후보로 아마미야 부총재와 그의 전임자였던 나카소 히로시 다이와종합연구소 이사장이 거론됐다. 시장에서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마미야를 선택하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노선을 계승할 것임을, 나카소를 점찍으면 독자 노선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해석해 왔다.

아마미야 부총재가 대규모 금융 완화의 주역인 데 비해 나카소 이사장은 금융 완화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책의 일부 수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마미야 부총재는 1979년 입행 이후 만성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의 금융정책 대부분을 주도했다. 2001년 양적완화, 2010년 포괄적 금융완화, 2013년 대규모 금융완화, 2016년 장단기금리 조작(수익률곡선 통제) 등을 기획했다.

새 일본은행 총재는 금융완화 10년째를 맞아 나타나기 시작한 부작용을 해소하는 어려운 임무를 맡게 된다. 장기금리를 연 0.5% 이하로 묶어두는 장단기금리 조작, 주식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시장에 유동성을 주입하는 무제한 양적완화를 계속할지 결정해야 한다.

마이니치신문은 “터지기 직전인 풍선의 바람을 조금씩 빼야 하는 것이 차기 일본은행 총재의 역할”이라며 “균형감각과 인내력이 필수”라고 분석했다.

이날 오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는 131.76엔으로 전날보다 3.2% 급락했다. 아마미야 부총재가 구로다 총재의 뒤를 이으면 대규모 금융 완화가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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