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7일(현지시간) 5000명을 넘어섰다. 이어지는 여진과 궂은 날씨, 추가 붕괴 등으로 지금보다 사망자가 8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날 AP,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이날 지진 피해를 본 10개 주에서 3419명이 숨지고 2만534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시리아 지역 사망자만 1600여명으로 집계돼 전체 사망자가 50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는 튀르키예와 시리아까지 합쳐 2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날인 6일 오전 4시17분 남부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약 7시간이 지난 뒤인 오후 1시24분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뒤따랐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정부 등은 거센 추위와 여진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구조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붕괴에서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건물과 흙더미 속에 묻혀 며칠간 추위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저체온증으로 구조를 받기 전에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AFP에 “추가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망자가 초기 통계보다 8배까지 증가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는 영하의 날씨며, 가지안테프 기온은 영하 6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WHO는 또한 “여진 영향을 고려하면 (인적·물적 피해를 아울러) 2300만 명이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날 BBC는 “앞으로 24시간이 사실상 골든타임으로 생존자를 발견할 마지막 기회”라며 “48시간이 지나면 사망자가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강진 피해를 본 10개 주에 석 달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계 각국은 지원 의사를 밝히고 구호물품을 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튀르키예에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1차로 4000만위안(약 74억원) 상당의 긴급 원조를 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경찰 관계자 20여 명과 구조견으로 구성된 구조대 제1진을 파견했다.
시리아와 적대 관계인 이스라엘도 인도적 지원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6일 “시리아의 지원 요청이 들어와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AFAD는 65개국에서 2600명 이상의 인력이 재해 지역으로 파견됐다고 밝혔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