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7일(현지시간) 4000명을 넘어섰다. 이어지는 여진과 궂은 날씨, 추가 붕괴 등으로 지금보다 사망자가 8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AP, 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이날 지진 피해를 본 10개 주에서 2921명이 숨지고 1만60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시리아 지역의 사망자만 최소 1400여명으로 집계돼 전체 사망자는 43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는 튀르키예와 시리아까지 합쳐 2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날인 6일 오전 4시 17분 남부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약 7시간이 지난 뒤인 오후 1시 24분 카흐라만마라슈 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뒤따랐다.
튀르키예와 시리아 정부 등은 거센 추위와 여진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구조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어서다. 살아남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건물과 흙더미 속에 묻혀서 추위를 며칠간 이겨내기 쉽지 않다. 특히 현지에서는 저체온증으로 구조를 받기 전에 사망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구조를 서두르고 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지부 선임비상계획관은 AFP에 "추가 붕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망자가 초기 통계보다 8배까지 증가하는 상황도 발생하곤 한다"고 경고했다.
실제 튀르키예는 현재까지 영하의 온도가 유지되고 있고, 가지안테프 기온은 최저 영하 6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튀르키예 당국에 따르면 총 10개 지역에 구조대원 1만여 명이 파견돼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일부 지역은 구조 작업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전 세계 각국도 지원 의사를 전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65개국에서 2600명 이상의 인력이 재해 지역으로 파견됐다고 밝혔다. 또 총 30만 장의 담요와 4100개 이상의 텐트가 배달됐다.
시리아와 적대관계인 이스라엘도 인도적 지원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6일(현지시간) 텔아비브 인근 병원 행사에 참석해 "시리아 지진 희생자 및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요청이 들어와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7일 60여 명 규모의 대한민국 긴급구호대(KDRT)를 튀르키예에 파견하기로 했다. 임 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외교부, 소방청,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 등으로 구성된 60여 명 규모의 긴급구호대 파견이 결정되었고, 의약품 등 긴급 구호 물품도 군 수송기를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또한 튀르키예에 1차로 4000만 위안(약 74억 원) 상당의 긴급 원조를 하기로 했다. 이밖에 미국 일본 인도 등 국가들도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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