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간암 환자 중 인터루킨(IL)-6 수치가 높은 사람은 표준치료법인 티쎈트릭과 아바스틴 병용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약이 듣지 않으면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전홍재·김찬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암센터 교수팀은 울산대병원, 해운대백병원 연구팀과 함께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 치료 효과의 예측인자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유럽간연구협회 학술지 'JHEP 리포트'(인용지수 9.917)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티쎈트릭·아바스틴 면역항암 치료를 받은 간암 환자의 치료 전후 혈액에서 다양한 사이토카인 수치와 T세포 활성도를 측정했다. 이를 통해 환자 165명 중 15.2%에게서 IL-6 수치가 mL당 18.49pg(피코그램) 이상으로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항암 치료 전 IL-6 수치가 높았던 환자는 티쎈트릭·아바스틴 치료 효과가 떨어졌다. 이들은 T세포 활성도도 낮았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간암 환자의 IL-6 수치가 높으면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에 좀더 주의를 기울여 관찰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치료를 시작한 뒤 반응 평가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응이 없다면 다른 약으로 바꿔 효과를 높여야 한다.
사이토카인의 한 종류인 IL-6은 면역세포 등 다양한 세포에서 나오는 단백질이다. 면역 및 염증 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전 교수는 "간암 1차 표준치료로 자리잡은 티쎈트릭·아바스틴 병용의 효능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간암 환자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티쎈트릭에 대한 항체가 만들어지면, 간암 환자의 면역항암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세계 처음으로 규명해 자마온콜로지(JAMA Oncology)에 발표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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