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진 기자
제가 야구를 좋아해서 가끔 MLB를 보는데
미국은 도량형을 야드파운드로 쓰잖아요
투수가 던졌는데 100mph가 찍혔다?
그럼 이건 시속 162km, 이렇게 딱 머리에서 환산이 됩니다
근데 딱 떨어지지 않는 숫자들이 문제예요ㅎㅎ
예를 들어서 다음 공을 94mph짜리를 던졌다?
그럼 이게 빠른 건지 느린 건지 두뇌정지가 오기 시작하는 거죠ㅎㅎ
부동산을 볼 때도 이것과 비슷한 경험한 분들 많으실 거예요
국평은 몇 평이죠? 34평을 국평이라고 하죠
그럼 34평은 몇 ㎡인가요? 전용면적으로 84㎡
자, 다시요
1평은 몇 ㎡죠? 3.3㎡가 1평입니다
그럼 아까 84㎡를 3.3㎡로 나누면 몇 평 나오나요? 25평이 나옵니다
아니 84㎡가 34평이라고 했는데 왜 갑자기 25평이 된 걸까요?
사실 이 혼란은 평이라는 단위, 척관법을 안 쓰면 해결돼요
근데 대부분 평을 많이 쓰시고 중개업소 다녀도 그렇죠
그래도 정육점에선 근을 안 쓰고 그램으로 많이 정착됐는데
부동산은 아직 도량형 통일이 덜 이뤄졌어요
우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우리집인지를 제대로 알아야 돼요
아파트 분양할 때 보면 뭐 전용면적, 공용면적, 계약면적.. 많잖아요
근데 주택형엔 84A, B, C 이렇게 나와 있고
도대체 어떤 게 우리집이라는 거야
자 여기서 기준은 전용면적이에요
우리가 59형, 84형 할 때 그 숫자가 전용면적입니다
그럼 전용면적은 또 뭐냐
이게 흥부네 아파트인데, 여기서 방, 거실, 화장실
이렇게 흥부가 실내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공간, 옛날 말로 실평수죠
여기는 흥부가 전용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전용면적이에요
참고로 이 전용면적을 계산할 때 일단 발코니는 뺍니다
근데 흥부가 집에만 있나요?
..MBTI가 I라서 집에 있을 수도 있죠ㅡㅡ
엘리베이터도 타고, 계단도 쓰고, 복도도 다니고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이 공간들도 흥부네 집 면적에 들어가요
계단식 아파트면 앞집하고 반반 나눠서 반은 우리집 면적이에요
이 공간을 주거공용면적이라고 합니다
아까 전에 흥부만 쓰는 전용면적
그리고 앞집하고 같이 쓰는 주거공용면적
얘들을 더한 게 바로 공급면적이에요
우리가 25평 아파트다, 34평 아파트다 말할 때
이 평의 개념이 바로 공급면적 기준이에요
자 다시 계산해볼게요
흥부네가 전용 84㎡ 아파트예요
이런 집들은 보통 주거공용면적을 합쳤을 때
공급면적이 110~114㎡ 정도 나옵니다
114㎡를 3.3으로 나누면 34가 되죠
그래서 공급 34평=전용 84㎡가 되는 거예요
근데 한쪽은 평이고 한쪽은 ㎡니까 헷갈리죠
풀어쓰면 이렇게 돼요
공급 34평=실평수 25평
공급 114㎡=전용 84㎡
얘들이 다 같은 집인데 표현 방식이 4가지라는 거예요
..한국말 어렵나요 휴먼?
전용 59㎡는 어떨까요? 얘도 똑같아요
공급 25평=실평수 17평
공급 84㎡=전용 59㎡
4가지 이름 중에서 우리가 공급 25평과 전용 59㎡를 자주 쓸 뿐이죠
사실 전용면적 ㎡로 부르고 이해하는 걸 빨리 정착시킬 필요는 있어요
이게 과거에 행정적인 미스도 있었고
아직 평으로 쓰는 게 편하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중요한 건 배달삼겹살을 시켰을 때 내가 실제로 먹게 될 양이잖아요
굽기 전의 크기는 안 중요해요
요만큼이라서 따지면 주인아저씨는 당연히
굽기 전엔 300g이었다고 하겠죠
내가 먹는 양, 내가 실제로 쓰게 될 면적을 보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흥부네 집 안과 밖, 이 공급면적보다 넓은 개념도 존재합니다
계약면적이에요
여기엔 관리사무소, 커뮤니티시설이 다 포함돼 있어요
단어 그대로 내 돈이 녹아있는 모든 공간의 개념이죠
물론 집의 크기를 따질 땐 뭐다? 전용면적을 봅니다
근데 아까 전용면적 계산할 때 일단 발코니는 뺀다고 했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아파트 분양받을 때 발코니를 어떻게 하죠?
확장으로 발코니까지 터서 실내로 쓰는 경우가 많죠
모델하우스에 가도 다 확장형 유니트만 전시하고
비확장은 점선으로만 표시돼 있죠
확장 안 하면 여기는 발코니입니다, 이런 의미잖아요
자 생각해보자고요
발코니를 트기 전에 지금 흥부네 집이 이미 전용 84㎡예요
근데 확장해서 이만큼 넓어지면 이 집은 실제로 몇 ㎡일까요?
스펙상으론 전용 84㎡지만 안 보이는 면적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 발코니만큼을 서비스면적이라고 합니다
정식 용어는 아니고 건설사들이 그렇게 이름 붙여서 파는 거예요ㅎㅎ
근데 의미로 보면 서비스면적이란 말이 맞긴 맞아요
발코니가 큰 집일수록 확장할 수 있는 면적도 커지고
결국엔 흥부네집이 그만큼 넓어지는 거죠
집이 커졌으니까 이제 놀부로 강화 성공하는 거죠
자 그러면 우리가 청약을 할 때 발코니가 넓은 집을 고른다면
그만큼 실사용 면적이 더 넓은 집에 살 수 있겠네요?
얘들은 얼마 전에 창원에서 분양한 롯데캐슬포레스트라는 아파트예요
둘 다 똑같은 전용 84㎡입니다
착시가 있을 수는 있는데 실제 실내 공간 크기는 똑같다는 거죠
근데 한 친구는 발코니가 엄청 넓네?
그래서 발코니 확장을 하면 이렇게 차이가 나요
두 집이 똑같은 전용 84㎡지만
실제로는 한 친구가 힘순찐이었던 거죠
이런 집들은 발코니가 3면에 있다고 해서 3면발코니라고 해요
3면발코니가 있는 집은 확장하면 굉장히 넓어지는 게 장점입니다
판상형 기준으로 이렇게 집의 상하에 발코니가 붙는 건 일반적이죠
근데 안방 한쪽 벽으로 이렇게 발코니가 길게 뻗어서 붙어 있다?
그럼 확장할 때 정말 드라마틱해지는 3면발코니가 됩니다
이 집 보세요, 드레스룸이 2개예요
..옷집 사장이야 뭐야
취향의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청약할 때 이런 3면발코니가 보인다? 무조건 잡으세요
저는 사실 발코니에서 화분 키우기를 좋아해서 확장엔 관심 없어요 ^^;;
..그래도 일단 잡으세요
확장 해도 발코니가 조금 남으니까 거기서 키우세요
근데 이런 3면발코니가 서울엔 잘 없어요
왜냐면 복잡한 규정들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궁금한 분들은 제가 예전에 썼던 이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부국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신정아·조희재·이예주 PD
편집 조희재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한경디지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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