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꼽히는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중국이 한국처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로치 교수는 8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미·중 패권 갈등: 호혜 관계 회복을 위한 새로운 로드맵'이란 주제의 특별 세미나에서 "중국의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생산성을 증진해야 하는데 중국은 지난 10년간 전체 생산성이 하락세"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로치 교수는 "시진핑 주석이 국영기업의 저(低)생산성에 손을 놓고 규제적 압력을 계속 가하고 있다"며 "이는 시 주석의 실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경제 역동성을 되찾기 위해 많은 자원이 필요한데 공산당은 지난해 20차 전당대회에서 생산성보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고 평가했다.
로치 교수는 내년 11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미·중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잘라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하원에서 중국 특위 설립 법안이 초당적으로 통과했다"며 "이는 '중국공격위원회'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바이든 대통령도 반대하지 않았을뿐더러 이러한 분위기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로치 교수는 "미·중 양국이 영사관을 재개관하는 등 상호 협력을 위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양국 간 상설 연합 사무국 설치를 제안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동맹국이 미·중 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제시하면서 강력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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