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시장 투자펀드 나왔다

입력 2023-02-08 18:49   수정 2023-02-09 00:58


서울 대현동 오피스텔 ‘UCU’. 부산에 본사를 둔 액셀러레이터 콜즈다이나믹스가 서울 진출을 위해 세운 이 건물 1층은 창업가는 물론 일반인의 발길이 잦아 사시사철 북적인다. 콜즈다이나믹스 직영 음식점 ‘로컬식당’을 찾는 이들이 많아서다. 식당은 건물의 명소가 된 지 오래다. 각 지역 특산물로 다양한 메뉴를 구성했는데, 술과 주말 영업 없이도 월 2000만원을 훌쩍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콜즈다이나믹스는 로컬식당에서 진행한 스타트업과의 다양한 협업 실험을 바탕으로 소상공인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에 첫발을 내디뎠다.

초기 스타트업 발굴 투자 기업인 콜즈다이나믹스가 개인투자조합 ‘소상공마켓혁신’ 펀드 결성에 나섰다. 펀드 규모는 5억원으로 다음달 본격적인 운용에 들어간다.

강종수 콜즈다이나믹스 대표(사진)는 “소상공인을 위한 혁신 플랫폼에 투자하는 사례는 있지만, 소상공인 시장 자체를 대상으로 한 개인투자조합은 지금껏 없었다”며 “연내 5호 펀드까지 만들 예정이며 2026년까지 계속해서 관련 펀드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6년 기준 예상되는 펀드 운용 규모는 100억~150억원이다.

주목할 점은 펀드가 공적자금 투입이 전혀 없는 순수 민간 투자 방식으로 결성됐다는 점이다. 이 펀드에는 2세 경영인 다수가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콜즈다이나믹스와 함께 후속 투자를 이어갈 벤처캐피털 등이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혹한기 시점에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진 배경으로는 금리 인상과 코로나19 여파가 낳은 소상공인 시장의 변화가 꼽힌다. 강 대표는 “금리 인상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상가 공실이 늘었다”며 “자영업자 ‘사장님’이 늘어나는 시기로, 2026년께 콘텐츠를 앞세운 소상공 브랜드 대상 투자와 인수합병(M&A)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마켓혁신 펀드는 소상공인이 겪는 다양한 문제(유통, 재고관리, 노무, 결제, 마케팅 등)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1호 펀드 투자 대상 기업인 타키는 호환성을 앞세운 주문결제 시스템을 내놨다. 기존 포스(POS)기기와의 연동이 편리한 시스템으로 소비자의 주문 결제 편의성이 높고 자영업자가 식자재 유통과 재고 관리, 회계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씨라이프사이언스랩은 수산물 유통 시장의 혁신을 앞세웠다. 원산지와 어종, 가격 정보 등을 제시해 유통 구조를 단순화하는 사업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가격 예측 시스템을 내놔 어류를 취급하는 식당 및 식음료(F&B)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울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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