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프리미엄 픽업, SUV 브랜드
-소수를 위한 특별한 선택지 제공
-틈새 시장 정 조준, 기분 좋은 출발
GM 산하 프리미엄 픽업 브랜드인 GMC가 국내 공식 출범했다. 이와 함께 풀사이즈 픽업 시에라를 첫 번째 제품으로 선보이며 공격적인 행보를 다짐했다. 사실 국내에서 GMC를 아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픽업 세그먼트 자체가 크지 않고 선택지도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100년이 넘는 역사가 깊은 회사이지만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만큼은 초심으로 돌아가 대중 관심을 이끌어야 한다.
먼저 브랜드 역사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GMC는 1900년 디트로이트에서 맥스 형제와 모리스 그라보스키가 의기를 투합해 '그라보스키 모터 컴퍼니'를 설립하면서 시작했다. 상용차로 출발한 GMC는 변화하는 자동차 흐름에 맞춰 버스와 택시 사업을 일찌감치 정리하고 SUV와 픽업 부문은 꾸준히 키워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GM 밑에서 탄탄한 기반과 기술 노하우, 개발 전반을 공유하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뤄냈고 지금까지도 많은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다.
GMC는 한국과의 인연이 아주 없는 브랜드가 아니다. 한국 전쟁 때 미국 육군이 전투 참여를 위해 들여온 군용차 CCKW의 시초가 GMC였다. CCKW는 훗날 레오(REO) M35로 개량돼 1977년까지 한국군이 사용했다. 이후에는 아시아자동차가 'K511'이라는 이름을 붙여 1988년까지 공급했고 이는 현재까지도 '육공트럭'으로 불리며 물자 및 병력 수송 역할을 하고 있다.
GMC가 국내 판매하는 차는 풀사이즈 픽업인 시에라다. 그 중에서도 최상급 트림인 드날리를 선택했다. 입문형 제품 보다는 아메리칸 픽업의 정수를 보여주기 위한 GM의 선택이다. 차체 길이는 5,890㎜에 이르고 너비와 높이는 각각 2,065㎜, 1,950㎜의 풀사이즈 픽업트럭다운 체격을 갖췄다.
일각에서는 한국 지형과 어울리지 않는 큰 차라고 우려를 나타낸다. 하지만 GM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대중적인 차가 아닌 풀사이즈 픽업에 매료된 소수를 위한 차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슬로건마저 99%의 강한 물음표, 그러나 1%가 가져가야 하는 제품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만큼 프리미엄한 라이프를 즐기는 것에 익숙하면서 새롭고 남들과 다른 것을 지향하고 추구하는 데에 진심인 소비층을 향해 정 조준한다. 선택과 집중으로 명확하게 세운 타킷층은 분명히 차를 알리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합리적인 가격도 이점으로 작용한다. 시에라 드날리의 국내 판매 가격은 9,330만원인데 수입차 임에도 미국 현지와 가격을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그간 병행 수입 업체에서 북미형 픽업트럭을 많이 가져왔지만 가격은 만만치 않게 비쌌다. 이에 반해 국내 최초로 정식 수입되는 풀사이즈 미국 픽업트럭이라는 점에서 가격과 향후 서비스 등 총 소유비용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풀사이즈 픽업은 크기에 있어 마니아 성격이 강했던 탓에 이번 GMC 출시를 조용히 반기는 사람이 은근 많다. 그만큼 국내에 잠재된 북미 초대형 SUV와 픽업을 원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GM은 한국에서 콜로라도를 미리 선보이며 대형 픽업에 대한 수요와 개선점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황이다. 수입 픽업 판매 1위 타이틀을 가져갈 정도로 그들의 요구를 이해하고 알맞은 제품을 내놓을 줄도 알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대형 라인업에서 쉐보레 타호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 이어 풀사이즈 픽업트럭까지 제대로 된 미국식 제품 구색을 갖추게 됐다는 의미도 크다.
혹자는 새로운 브랜드가 나왔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간을 보거나 주춤하는 시대가 지났다고 말한다. 탄탄한 헤리티지와 확실한 특징, 근본을 갖추고 있다면 누구나 돈을 지불하고 가치를 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시에라는 지난 7일 온라인 계약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첫 선적 물량이 완판됐다. 이에 힘입어 GMC는 다양한 라인업을 한국에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긴 역사 속 탄탄한 기본기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새롭고 색다른 선택지를 꾸준히 제공한다는 것이다. 고요한 호수의 파장을 일으킨 듯한 GMC의 도전이 반가운 이유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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