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사진)이 차세대 먹거리로 꼽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수주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삼성전자의 이동통신 장비·솔루션 관련 기술력이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9일 일본 이동통신 사업자 KDDI의 ‘5세대(5G) 통신 단독모드(SA)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코어 솔루션은 스마트폰 인터넷 연결을 위한 단말 인증 등을 제공하는 5G 핵심 인프라다.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교체 주기가 길어 진입 장벽이 높다.
삼성전자가 KDDI에 공급하는 5G SA 코어는 동일한 플랫폼에서 4세대(4G) 통신과 5G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용량 확장이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국제 표준인 릴리스(Release)17 기반의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지원하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KDDI는 하나의 이동통신망을 다수의 독립된 가상 네트워크로 쪼개 자율주행이나 스포츠 경기 생중계 때 맞춤형 통신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2~3년간 KDDI의 5G 상용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잇달아 수주했다. 2020년엔 5G 기지국을 공급했고 2021년엔 가상화 기지국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번에 5G SA 코어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됨에 따라 삼성전자가 KDDI의 파트너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수주엔 이 회장이 구축한 KDDI 경영진과의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기술(IT) 기업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통신장비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의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추가 공급할 수 있었던 것도 이 회장의 네트워크 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5월 미국 디시 네트워크와의 1조원 규모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 협상 과정에서도 찰리 에르겐 디시 회장과 오랜 시간 등산하며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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