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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이 중국에서 자본금 규모를 두 배로 늘리는 허가를 받았다. 미·중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서도 중국은 금융시장 문호를 계속 넓히고 있다.
9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최근 페이팔 중국법인인 페이팔페이(베이징)의 등록 자본금을 45억2000만위안(약 8400억원)으로 늘리는 신청을 승인했다. 페이팔의 자본금은 2019년 설립 당시 14억3000만위안에서 2021년 5월 24억3000만위안으로 늘어났으며 이번에 또 커졌다.
중국 페이팔의 자본금 규모는 중국 결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를 크게 웃돈다. 알리페이는 15억위안, 위챗페이의 운영사 텐페이는 10억위안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계열 알리페이, 중국판 카카오톡인 텐센트의 위챗을 배경으로 하는 두 결제 서비스는 중국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페이팔은 이번 자본 확충이 중국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것보다는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하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페이팔 중국법인의 주력 사업은 중국 중소기업이 해외 수출 주문을 받을 때 발생하는 매출채권(외상 대금)의 현금화 서비스다. 이런 선결제 서비스는 중국 규제가 아니라 일반 국제거래 관행을 따르기 때문에 사업을 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페이팔은 2019년 중국 토종 결제업체인 고페이의 지분 70%를 확보하면서 중국에 진출했다. 2021년 지분율을 100%로 높였고 지난해 사명을 페이팔페이(베이징)으로 변경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 4일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자산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지난달 말에는 JP모간에 같은 허가를 내줬다. 이로써 외국계 금융사가 완전한 지배권을 갖는 자산운용사는 총 7개로 늘어났다.
중국은 외국계 금융사의 중국 법인 지분율을 49%까지만 허용하던 규제를 2020년 풀었다. 그해 8월 블랙록이 처음으로 지분 100% 자산운용사 설립을 허가받은 데 이어 피델리티, 누버거버만, 매뉴라이프, 슈로더가 차례로 승인받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스탠다드차터드에 지분 100% 보유 증권사 설립을 허가했다. 이로써 100% 외국계 증권사는 기존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3곳으로 늘어났다. 크레디트스위스도 기존 조인트벤처 증권사의 파트너 팡쩡증권으로부터 지분 49% 인수를 추진 중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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