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벌어진 서울 집값 낙폭…공급 몰린 강동구 '휘청'

입력 2023-02-09 14:00  


5주 연속 줄어들던 서울 집값 낙폭이 재차 커졌다. 집주인과 매수자 사이 힘겨루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공급 물량이 몰린 강동구 등지에서 큰 낙폭을 보였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2월 첫 주(6일) 기준 서울 집값은 0.31% 하락했다. 지난해 말 0.74%까지 벌어졌던 낙폭이 올해 들어 줄어들며 전주 0.25%까지 좁혀졌지만, 재차 낙폭이 0.06%포인트 확대됐다. 전국 집값도 0.49% 하락하며 전주(-0.38%) 대비 하락 폭이 커졌다.

서울 25개 자치구별로는 강북권에서 △서대문구(-0.46%) △동대문구(-0.38%) 등이 대단지 위주 하락을 보였고 강남권에서는 △강서구(-0.58%) △금천구(-0.57%) △강동구(-0.48%) 등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 낙폭이 가장 큰 곳은 강서구였지만, 조사기간 중 실거래 사례를 찾아보면 강동구에서 급매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지며 재차 하락하는 모양새다.

강동구에서는 직전보다 가격이 낮아진 하락 거래가 집중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대표 아파트인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전용 84㎡는 지난 4일 13억8500만원(4층)에 실거래됐다. 2021년 18억9000만원(24층)보다 5억원 낮은 것은 물론, 직전 거래인 지난달 28일 14억4700만원(13층)보다도 6200만원 내린 가격이다.
금리 완화에 집주인 반등 기대하지만…"기축 아파트 소외"
상일동 '고덕자이' 전용 84㎡는 지난 2일 9억3000만원(25층)에 거래됐다. 최고가 16억8000만원에서 7억5000만원 내렸고, 직전 거래인 지난달 12억2000만원(19층)보다도 3억원 가까이 낮다. 고덕자이 길 건너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84㎡도 지난 5일 12억1000만원(12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 대비 6일 만에 3000만원이 떨어졌다. 둔촌동 '둔촌푸르지오' 전용 84㎡도 지난 3일 한 달 전보다 1000만원 내린 11억8000만원(10층)에 매매됐다.

일대 개업중개사들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호가가 오르고 있지만, 급매물도 꾸준히 나온다고 설명했다. 상일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시중금리가 낮아지니 집값 반등을 기대하는 집주인이 늘었다. 호가도 1억~2억원씩 높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택이 워낙 많다보니 저가 급매물이 어디서 나올지 모른다. 하락 거래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둔촌주공 재건축 등의 여파로 공급이 늘어나며 인근 수요가 집어삼킨 결과로 풀이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청약이 용이해지면서 기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소외된 경향이 있다"며 "가격 하방 압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기간 인천과 경기 집값도 각각 0.51%, 0.75% 하락하며 낙폭이 확대됐다. 인천은 부평(-0.69%)과 중구(-0.66%) 등이 주요 단지 위주로 하락했고 경기는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1.51%)과 광교신도시가 있는 수원 영통구(-1.4%) 등의 낙폭이 컸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 부담이 낮아지며 매수 문의가 소폭 늘었지만,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 희망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급매물 위주 하향거래가 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주장 앞둔 동작·강남, 매물 적체에 전셋값 하락
서울 전셋값은 낙폭을 줄였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0.95% 내려 3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집계했다. 다만 강북 지역보다 입주 물량이 몰린 강남 지역의 낙폭이 도드라졌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동작구가 1.69%로 가장 많이 하락했고 강남구(-1.39%)가 뒤를 이었다.

동작구에서는 오는 28일 1772가구 규모 '흑석리버파크자이' 입주가 시작된다. 입주 가구의 약 20%인 346가구가 전세 매물로 나와있다. 매물이 쏟아지며 지난해 10억원 수준이던 전용 84㎡ 전세 호가는 5억5000만원까지 내려왔다.

같은 날 강남구에서는 3375가구 규모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가 입주한다. 입주 물량의 40%가 넘는 1381가구가 전세 세입자를 찾고 있다. 13억원까지 올랐던 전용 59㎡ 전세 호가는 6억원까지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입주물량 영향에 매물 적체가 가중돼 임차인들의 추가 하락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임차인 눈높이에 맞춰 가격을 크게 낮춘 거래만 체결되면서 전셋값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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