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DIGICO)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며 창사 이래 처음 연 매출 25조원 시대를 열었다. 회사 측은 "디지코 전환·기업간 거래(B2B) 사업 기반으로 수익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69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고 9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조6500억원으로 3.0% 늘었고, 순이익은 1조3877억원으로 4.9% 줄었다. 지난해 별도 기준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15조7672억원으로, 'kt cloud'를 포함할 경우 전년 대비 3.4% 늘어난 16조3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디지코 경영전략이 본격화되기 전 3년간(2017년~2019년)의 연 평균 서비스 매출 성장률 대비 3배 높은 수치다.
B2B 플랫폼 사업(DIGICO B2B)은 기존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B2B, AI 콘택트 센터(AICC) 등 핵심 사업에서 고성장을 이어갔다. B2B 사업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기업의 디지털전환(DX) 수요에 적극 대응해 올해 누적 수주액이 전년 대비 13.2% 증가했다. AICC사업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대형 구축사업 수주 성공과 기업 수요를 위한 스마트 클라우드 컨택센터 '에이센 클라우드(A'Cen Cloud)의 동반성장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88.9% 늘었다.
B2B 대상 사업(Telco B2B) 중 기업 인터넷 사업은 국내외 대형 콘텐츠 제휴(CP)사의 트래픽 증가로 매출이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기업통화는 기업인터넷전화의 높은 무선 가입자당 평균수익(ARPU) 중심의 성장과 알뜰폰(MVNO) 시장 확대에 힘입어 7.7% 매출이 늘었다.
B2C 플랫폼 사업(DIGICO B2C)에서 인터넷TV(IPTV)사업은 지난해 10월 ‘지니TV’의 성공적 리브랜딩으로 입지를 다졌다. 지니TV는 넷플릭스, 유튜브에 이어 올해 1월에는 디즈니플러스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전용관에 출시했다. IPTV 사업 매출은 미디어 플랫폼의 장벽을 낮추고 이용자들의 다양한 콘텐츠 수요를 충족하는 등의 노력에 힘입어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유·무선 사업(Telco B2C)은 5세대(5G) 가입자 845만명으로 핸드셋 기준 전체 가입자의 62%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가입자 중심의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세 완화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며 로밍 사업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다. 홈 유선전화는 가정용 가입자 감소로 전년 대비 4.4% 매출 감소했다. 초고속인터넷은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 증가로 기가인터넷 판매 비중이 증가해 매출이 전년 대비 3.3% 늘었다.
지난해는 KT그룹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장이 본격화된 해였다. 콘텐츠 자회사는 콘텐츠·광고·커머스 등 각 사업 영역에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가며 전년 대비 25.4% 매출 증가를 거뒀다.
특히 KT스튜디오지니는 설립 2년차에 별도 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얼어죽을 연애따위', '사장님을 잠금해제' 등 3편의 드라마와 7편의 예능 '나는솔로', '오은영게임', '신병캠프' 등 오리지널 콘텐츠 후속작을 연이어 선보이며 ENA 채널 경쟁력을 입증했다. ENA는 김태호 PD등 인기 창작자들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올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나스미디어와 KT알파는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다.
KT그룹은 인공지능(AI) 관련 역량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AI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초거대 AI ‘믿음’을 상용화하고, 연내 2000억 파라미터 규모 모델로 확장할 계획이다. KT알파와 kt CS, kt IS는 AICC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사업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KT그룹의 디지털 광고대행사 플레이디는 광고주 대상 AI 챗봇 서비스를 운영하며 중소형 광고주 대상으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니뮤직은 AI 스타트업 ‘주스’를 인수해 AI창작과 음악서비스 영역에 AI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kt 클라우드는 지난해 공공 클라우드 전환시장에서 DC 수익성을 강화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클라우드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트래픽이 지속 증가하는 시장에서 공공 및 전략 고객 대응력을 강화했다. 향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신규 상품 확대 등을 통해 성장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금융사업도 성장을 이어갔다. BC카드는 신용카드 매입액 증가, 자체카드 발행사업 확대, 스마트로 자회사 편입에 따른 실적 반영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8.8% 늘었다. 케이뱅크는 2021년 2·4분기부터 일곱 분기 연속으로 영업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말 가입자는 849만명으로 전년보다 132만명 늘었다. 지난해말 수신 잔액은 14조6000억원, 여신 잔액은 10조800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29.2%. 51.9% 증가했다.
KT그룹은 올 한해 DIGICO 전략의 외연 확장과 미래 사업 준비를 위해 △금융DX를 위한 신한은행과 파트너십 △콘텐츠 사업역량 강화를 위한 CJ ENM와 제휴 △미래 모빌리티 사업 선도를 위한 현대차그룹과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선도사업자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0년 DIGICO 선언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외 경제환경과 고객 니즈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DIGICO와 B2B 사업에서 높은 성장을 이뤘다"며 "앞으로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기업가치를 높여 주주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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