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모욕,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건설노조는 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 장관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건설노조는 "원 장관이 노조를 '경제에 기생하는 독', '조폭과 같은 무법지대'라고 매도했다"며 "장관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노조를 모욕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주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 명문초등학교 건설 현장 등을 찾아 공기 지연과 분양가 상승의 원인을 건설노조의 탓으로 돌렸다"며 "건설노조의 비리가 공기 지연과 분양가 상승의 원인이라는 발언의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사실에 기초한 발언이 아니다. 원 장관으로 인해 건설노동자들은 모욕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공인인 국토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야기"라며 건설노조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명예를 훼손했고, 7만5000명 조합원에게 모욕감을 줬기에 원 장관을 고소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 장관은 지난 1일 '건설 현장 불법행위 근절 간담회'에서 계약·입찰 과정에서 노조의 부당한 요구를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노조를 두고 "이름만 노조이고 약탈 조폭 집단으로 행세한다"고 비난했다.
전날에는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을 찾아 건설사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급여 외에 별도로 주는 '월례비'를 거론하며 "이런 돈이 분양가에 전가돼 국민 부담을 키운다"고 주장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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