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슬링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비상교육이 지적재산권 침해를 인정하지 않고,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며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슬링과 비상교육의 표절 공방은 지난주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슬링은 비상교육이 작년 12월 출시한 교육 앱 ‘기출탭탭’이 자사 앱 '오르조'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의혹의 핵심은 문제풀이 화면 분할과 분할 화면 크기를 조율하는 '2분할 동적 디자인'이다.
슬링 측은 “문제풀이 화면의 움직이는 분할 기능은 기존에 없었던 방식으로 슬링이 시행착오 끝에 고안했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에 해당 디자인을 등록해 특허권이 있다며 디자인권 침해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의 내용이 담긴 내용증명을 지난달 4일 비상교육 측에 보냈다. 슬링의 오르조는 기출탭탭보다 2년 먼저 만들어진 서비스다.
반면 비상교육은 "오르조의 2분할 동적디자인은 스마트 디바이스의 고유특성인 멀티테스킹 측면에서 제공할 수 있는 당연한 이용자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이라는 입장을 냈다. 태블릿 문제풀이 서비스에서 나타나는 보편적인 디자인이라는 주장이다.
슬링 관계자는"시행착오를 반복해 개발하고, 부족한 자금으로 지적재산권으로 인정까지 받은 디자인을 '당연한 디자인' 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크나큰 모욕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적재산권 확보등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했음에도 표절 의혹이 제기될 만큼 유사한 앱을 출시하고 등록된 지적재산권까지 인정하지 않는다면 부족한 자원으로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시장에 진입한 스타트업의 혁신 의지를 꺾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카피캣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헬스케어와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의 아이디어 탈취 공방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에는 KT의 인공지능(AI) 음성 합성 서비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가 네오사피엔스의 ‘타입캐스트’를 따라했다는 논란이 불거졌고, LG유플러스의 집안일 해결 플랫폼 앱 'LG 홈인'은 생활연구소가 출시한 ‘청소연구소' 앱의 UI와 UX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중기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조사 발표된 중소기업 기술유출 및 탈취 피해금액은 282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다은/김주완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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