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가 지방 소멸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상남도는 도내 작은 학교를 살리고 군 단위 지역의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 대상 세 곳을 추가 선정해 4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9일 발표했다.
경남의 작은 학교 살리기는 도와 교육청,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협업해 소멸 위기의 작은 학교와 마을 간 상생 발전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를 이주시켜 소멸 위기의 마을과 폐교 직전의 작은 학교를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작은 학교는 학생 수 60명 이하인 학교를 말한다.
공모를 통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 임대주택 건립과 빈집 정비, 정주여건 개선(도로 포장, 폐쇄회로TV 설치 등)이 이뤄진다. 학교는 특색 있는 교육활동 등을 진행해 소멸 위기 지역의 활성화와 인구 유입을 꾀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는 자녀와 함께 이주한 부모에게 지역 일자리를 알선해 정착을 돕는다.
이 사업을 통해 경남에서 현재까지 일곱 개 학교가 마을 공동체 회복의 상징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2020년 고성군 영오초, 남해군 상주초가 처음 선정돼 총 39가구, 137명이 이주했다. 이 가운데 다른 시·도에서 경남으로 옮겨온 가구는 23가구, 71명이었다. 2021년 선정된 의령군 대의초, 함양군 유림초도 사업을 통해 총 22가구, 103명(타 시·도 이주 13가구, 77명)이 이주해 소멸 위기의 마을과 폐교 위기의 학교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의령군 화정초와 고성군 삼산초, 거창군 북상초의 학생과 가족은 올해 8월 임대주택이 준공되면 입주를 시작한다. LH를 통해 임대주택 총 30가구를 짓고 있고, 빈집 정비뿐만 아니라 통학로 정비 등 정주여건 개선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작은 학교 살리기 프로젝트가 소멸위기 지역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데는 학교와 마을이 합심해 선보이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창녕군 유어초(전교생 19명)는 지역의 자연 자원인 우포늪을 활용해 아이들이 따오기와 함께 자연 속에서 뛰놀며 배울 수 있도록 하고, 군은 가족들이 넥센타이어 등 지역 기업에서 일할 수 있게 돕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의령군 대의초(전교생 16명)는 초·중·고 연계 진학이 가능한 장점을 활용해 무학년 교육과정과 인공지능(AI) 교육을 선보였고, 군은 귀농·귀촌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가족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경남의 작은 학교 살리기는 소멸 위기의 마을과 폐교 위기의 학교, 지역 기업이 힘을 합쳐 인구 유입을 도모하는 협치 모델”이라며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해 인구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낙후 지역에 활력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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