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시리아 구조장비 태부족…"생존자 목소리 희미해져"

입력 2023-02-09 17:52   수정 2023-02-10 01:24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72시간)이 지난 9일 사망자가 급증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희생자 수를 넘겼다.

이날 오후 기준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강진 사망자는 1만9000명을 넘겼다. 동일본 대지진 희생자(약 1만8500명) 이상이다. 동일본 대지진은 21세기 들어 일곱 번째로 희생자가 많았던 지진이다.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에 따르면 튀르키예에서는 사망자가 급증했다. 시리아에서도 희생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72시간이 지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노팅엄트렌트대의 자연재해 전문가인 스티븐 고드비는 지진 발생 뒤 24시간 이내 생존율은 74%지만 72시간이 지나면 22%, 5일이 경과하면 6%로 떨어진다고 했다.

재론 리 미국 매사추세츠병원 응급·재난의학 박사는 “일반적으로 5~7일이 지나면 (생환 가능성이 급격히 떨어져) 생존자 수색 중단이 고려된다”며 “7일이 지난 후에도 생존해 발견되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드물다”고 했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80세 노인과 10대 손주가 9일,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때는 10대가 15일 만에 구조된 사례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생존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며 현지의 절망적인 상황을 전했다.

매서운 추위와 장비 부족이 생존자 구조를 지연시키고 있다. 구조대는 삽과 쇠지레, 손전등을 이용해 잔해를 뒤지고 있다. 간신히 구조된 생존자마저 의료 지원 부족과 추위, 식량 등 물품 부족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

현지에서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날 튀르키예 남동부 카라만마라슈의 무너진 아파트 아래에서 지진 발생 73시간 만에 5세 소녀와 부모가 구조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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