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0일 출석…검찰 "서면 갈음 말고 진짜 답변 기대"

입력 2023-02-09 18:12   수정 2023-02-10 00:4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검찰에 출석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조사를 받는다. 소환조사를 하루 앞둔 9일 검찰은 막바지 조사 준비에 힘을 쏟았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 대표를 상대로 200쪽 이상의 질문지를 준비했다. 지난달 28일 1차 소환조사 때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지를 구성했다고 한다.

검찰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을 둘러싸고 민간업자와 경기도·성남시 관계자가 유착하는 과정에 이 대표가 개입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대장동·위례신도시 사업 결재라인에 있던 사람들이 이미 구속기소된 상황”이라며 “최종 결정권자인 이 대표가 서면진술 답변으로 갈음하기보다는 실질적인 답변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은 개발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표 측’이 천화동인 1호 지분 일부인 428억원을 민간업자로부터 받기로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 전 실장을 통해 이 제안이 이 대표에게도 보고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8억4700만원 수수 혐의에 관여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1차 소환조사 때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지만 모두 소화하지 못했다. 이 대표가 검찰이 제시한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출석했고, 오후 9시 이후 심야 조사에 동의하지 않아 8시간 정도 조사했다. 아울러 이 대표 측은 많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33쪽 분량의 서면진술서로 갈음하며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기간에 걸친 의혹인 만큼 추가로 확인해야 할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이 대표가 10일 오전 9시30분에 출석해 조사받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요청한 시간보다 1시간30분 늦은 오전 11시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대표와 관련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정자동 호텔 개발 특혜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수사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이날 조사 대상에서 이들 사건은 제외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마무리한 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수사하고 있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을 이송받아 한 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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