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가구 전문기업 꿈비가 '따상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성공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한 기업이 '따상상'을 기록한 건 꿈비가 처음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꿈비는 3900원(30%) 오른 1만6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꿈비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에 성공했다. 시가총액은 1340억원가량으로 불었다.
꿈비가 랠리를 한 데에는 개인투자자의 힘이 컸다. 상장 후 2거래일 동안 개인은 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이 76억원, 외국인이 9억원의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고작 이틀 뿐이었지만, 거래량은 252만2340주였고 거래대금은 404억원에 달했다.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은 것도 주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꿈비의 유통가능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의 25.3%(200만7960주)다.
주가가 급등하자 공모주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전날 기준 공모주 투자자의 수익률은 238%였다. 꿈비 종목토론방을 보면 '공모주 2주 따상상에 팔아서 치킨 먹으려고 한다', '상장 2일차가 가장 어려운 건데 극복해내서 기분이 좋다', '주가가 더 오를 것 같아 매도 버튼 누르려는 걸 간신히 참고 있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2014년 설립된 꿈비는 유아 가구를 전문 생산·판매하고 있다. 회사명부터 '꿈꾸는 베이비'의 준말일 정도로 유아와 관련된 제품으로 잘 알려졌다. 유아용 매트, 침대로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다. 꿈비는 최근 5년간(2017~2021년) 매출액이 연평균 36% 성장하며 외형을 키웠다. 2021년 기준 매출의 87.2%를 차지하는 유아용 가구 부문 외에도 유아용 화장품·반려동물용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꿈비는 청약 과정부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꿈비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 경쟁률 1772대 1을 기록, 증거금 2조2157억원을 모았다. 올해 공모주 가운데 가장 높은 경쟁률이자, 약 7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앞서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15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희망 공모가(4000~4500원) 상단을 초과한 5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최근 IPO 시장엔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상장한 미래반도체와 오브젠이 따상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 삼기이브이와 스튜디오미르도 따상에 성공했다. 다만 이들은 상장 후 2거래일째 되는 날 상승률이 꺾였다. 삼기이브이는 4%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꿈비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찍어 올해 첫 '따상상'의 주인공이 됐다.
증권가에서도 꿈비에 대해 밝은 전망을 내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출생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유아용품 시장 5년간 (2015~2020년) 연평균 11% 성장하고 있다"며 "시장 성장과 더불어 꿈비의 실적도 안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꿈비에 대해 "국내 유아침대 기업 중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팬덤도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외형은 성장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의 하락 추세는 우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2021년 기준 꿈비의 영업이익률은 11.1%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꿈비는 전날 투자주의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다. 상장 첫 날 한 개인투자자가 20만주를 순매입했기 때문이다. 당시 상한가 기준 26억원 규모에 달하며 상장주식수의 2.52%에 달했다. 투자주의종목 지정은 일반 투자자들의 뇌동매매 방지 및 잠재적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뤄진다. 투자주의를 넘어 투자경고, 투자위험 단계에 해당할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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