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정치권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인물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로 나타났다. 각종 검색량 지표에서 그가 법원에서 실형을 받은 부친은 물론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비교해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조씨의 검색량과 대조적으로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안철수 의원 등의 검색량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집계돼 3·8 전당대회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조씨의 검색량은 주요 정치권 인사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데이터랩은 가장 검색량이 많은 날을 100 기준으로 놓고 상대적인 검색량 추이를 보여주는 지표다.
구글 트렌드에서 지난 한 주 간 평균 검색량은 조씨(18), 윤석열 대통령(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9), 조 전 장관(8),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6) 순이다.
조씨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출연해 "떳떳하다"고 하는 등 발언이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큰 주목을 받으면서 구글과 네이버에서 검색량이 모두 100을 기록했다.
이는 이태원 참사 대응 부실 책임을 묻겠다면서 8일 야 3당에 의해 국회 본회의에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 장관, 10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재출석한 이 대표의 검색량이 가장 높을 때보다 2~4배가량 많은 수준이다. 나아가 그의 부친인 조 전 장관이 지난 3일 조씨를 비롯한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실형을 받은 후 기록한 검색량보다도 2배를 웃도는 검색량이다.
구글 트렌드의 월간 단위 집계 추정치로 보면 이달 조씨의 검색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관심도를 반영하듯 1만명에 지나지 않았던 조씨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방송 출연 후 사흘 만인 9일 10만명을 넘어섰다. 방송 출연 후 팔로워 수가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조씨의 방송을 보고 지지자들이 대거 몰린 결과다. 조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자신을 응원하는 사람들의 게시물을 여러 차례 공유한 바 있다.
조씨에 대한 관심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그가 방송에서 "조국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면서 SNS 소통을 예고한 후 인스타그램 게시물과 스토리를 통해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조씨와 관련된 언론보도 등이 있을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응수하면서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정씨는 조 전 장관이 자신이 쓴 글 일부를 왜곡 인용해 명예 훼손했다면서 지난해 5월 경찰에 고소했다. 정씨는 6일 조씨의 언론보도를 공유하며 "내 승마 선수로서의 자질이 뭐가 그렇게 부족했길래 너네 아빠는 나한테 그랬을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조씨 부녀가 화제 몰이를 하면서 한 달도 안 남은 여당의 전당대회 흥행에는 비상이 걸렸다. 상대적으로 당권주자들에 대한 관심도가 수그러든 탓이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의 경쟁 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전당대회 컷오프날인 10일에 근접해서도 구글 트렌드와 네이버 데이터랩의 일간 지표에서는 오히려 김 의원과 안 의원의 검색량이 내림세를 보였다. 구글 트렌드의 한 주 간 검색량에서 조씨의 검색량이 18로 가장 많을 때, 안 의원과 김 의원의 검색량은 각각 5와 4에 그쳤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는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달 25일 불출마를 선언한 후 흥행 요소가 많이 떨어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여권 관계자는 "경쟁력 높은 사람들이 빠지면 재미가 없어지지 않느냐"면서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지금으로서 흥행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10일 발표된 국민의힘 컷오프 여론조사 결과 김기현·안철수·천하람·황교안 당 대표 후보(후보명 가나다순)가 3·8 전당대회 본경선에 올랐다. 4명을 뽑는 최고위원 본경선에는 김병민·김용태·김재원·민영삼·정미경·조수진·태영호·허은아 후보, 1명인 청년최고위원 본경선에는 김가람·김정식·이기인·장예찬 후보가 각각 진출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