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계 외식시장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구인난’이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시작된 힘든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스타벅스같이 내로라하는 기업도 골치를 앓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음식서비스직의 미충원 인원(사업체의 적극적인 구인 활동에도 채용하지 못한 인원)은 1만5000명에 달했다. 34개 직종 중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불어났다.
현장에서는 연봉으로 환산했을 때 공공기관 초봉보다 많은 수준의 일당을 제시하는데도 직원을 구하지 못해 폐업을 고민하는 자영업자가 상당수다. 서울 대치동에서 최근 문을 연 한 식당은 ‘월급 300만원’을 내걸고 홀·주방 직원을 모집하고 있지만 석 달째 감감무소식이다. 이 식당은 채용 후 3개월이 지나면 월 330만원, 경력이 더 쌓이면 350만원을 주는 조건도 제시했다.
하루 10시간씩 주 5일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입사 3개월 뒤 연 환산 임금(4대 보험 적용)은 4165만원, 숙련 시에는 4417만원이 된다. 여러 변수를 제외하고 단순 계산해도 올해 공공기관 신입사원 평균연봉 3944만원(취업 포털 인크루트)을 훌쩍 뛰어넘는다.
문제는 이런 조건에도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모집공고를 낸 A씨는 “월급 350만원이면 외식업종에서 많은 편인데도 사람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300만원 밑으로는 꿈도 못 꿀 지경”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이런 실상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3분기 음식서비스직 미충원 인원 1만5000명은 1년 전보다 8000명(53.3%) 늘어난 규모다.
조사 대상 34개 직종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 외식기업 최고경영자(CEO)는 “프랜차이즈 매장은 로봇, 키오스크 등으로 가까스로 대응하지만 영세 자영업자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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