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몸에 두드러기가 생기면 당황스럽다. 두드러기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 한랭성 두드러기와 콜린성 두드러기에 대해 어떤 차이가 있고, 이 둘의 치료 가능성은 어떤지 알아보자.
한의학에서 두드러기는 은진(疹)이라고 한다. ‘자기도 모르게 은밀하게 올라오는 발진’이란 의미다. 보통 급성 두드러기의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면 사라지지만, 간혹 6주 이상 만성적인 경과를 겪게 하면서 괴롭힌다. 한랭성과 콜린성 두드러기도 대표적인 만성 두드러기다.
한랭성 두드러기는 한마디로 한 자극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두드러기다. 모기에 물린 듯 콩 모양으로 생겼다가 크게 합쳐지기도 한다. 찬바람을 쐴 때, 찬물이나 찬 과일을 만져도 두드러기가 생긴다. 그러다가 따뜻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냉감으로 인한 자극이 사라지면 두드러기도 없어진다. 과거에는 주로 겨울에 생겼지만, 여름에도 냉장시설이 잘 돼 있는 곳이나 얼음, 냉장고 때문에 쉽게 발병한다.
콜린성 두드러기는 콜린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면서 두드러기가 생긴다. 꽃 모양이나 기름이 물에 번지는 듯한 발진이 몸통을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진다. 콜린성이라는 것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콜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붙여졌다. 콜린은 땀 수용체에 자극을 줘야 하는데, 오작동을 일으켜 비만세포에 자극을 주면서 체온이 상승해도 땀이 분비되지 않고 발진이 생긴다. 과거에는 주로 여름에 생겼지만, 요즘은 겨울철에도 실내 난방이 잘 돼 있고, 지하철 등에서도 체온이 상승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계절과는 무관하다. 항히스타민제는 땀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운동 전이나 체온이 상승할 상황 직전에 함부로 복용하면 안 된다.
체질적으로 보면 보통 한랭성 두드러기는 평상시 몸이 찬 소음인에게 잘 발생하고, 그래서 소음인의 한랭성 두드러기는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찬 자극에 민감도를 낮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소음인 한랭성 두드러기는 복부냉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속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장 면역을 강화하는 처방을 주로 사용한다.
반면 콜린성 두드러기는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주로 생긴다. 이 경우는 열발산이 잘 되게 해야 하는데, 체온이 쉽게 상승하지 않도록 하면서 땀이 잘 분비되도록 하는 한약 처방을 사용한다. 중요한 것은 땀을 흘리는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완치 가능성이 높아진다. 땀을 흘리는 유산소 운동은 초기엔 힘들지만 점차 땀이 나는 시간이 빨라지고 땀의 양이 늘어나면서 두드러기 발진이 속히 사라진다.
두드러기는 한약으로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다. 한랭성, 콜린성 두드러기뿐만 아니라 피부묘기증, 원인이 파악되지 않는 만성특발성 두드러기도 완치할 수 있다.
한동하 한동하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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