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친이준석계’ 후보 4인방이 12일 공동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참석한 가운데 후보들은 “전당대회 과정부터 변화의 바람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존재감을 높여 비윤계 표심을 최대한 끌어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천하람 당대표 후보와 김용태·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국회 근처의 한 식당에서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출마 시점부터 친이준석계로 꼽힌 이들은 지난 10일 컷오프를 모두 통과해 주목받았다.
이들은 각 후보 이름에서 한 자씩을 따와 자신들을 ‘천아용인’으로 소개하며 ‘개혁 후보 4인방’이라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언론 헤드라인이 ‘개혁의 바람, 윤심 윤핵관에 가로막힌다’라고 나오면, 당원의 한 사람으로 절망적일 것”이라며 “그런 헤드라인이 나오지 않도록 개혁 후보 4인방 전원이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대 후보를 향한 비판도 쏟아냈다. 천 후보는 “여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탄핵이니 탈당이니 이런 게 왜 등장하느냐”며 “본인 지지율이 중요해도 정치에는 금도가 있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 탄핵이 우려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김기현 당대표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김용태 후보도 “김기현 후보가 탈당, 탄핵 발언을 한 것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당원에 대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이 후보는 “장예찬 후보가 각 지역 당협을 돌며 눈살을 찌푸릴 만한 비난과 저주를 퍼붓고 있다”며 친윤계 주자로 나선 장 후보를 겨냥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들 후보를 지원사격 중인 이 전 대표도 깜짝 등장했다. 이 전 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안 후보가 막후 실력자로 있으면서 당의 공천 룰을 흐트러트린 적이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에도 당대표를 지내면서 광주시장 공천 등에서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당내 분란을 초래했다”고 안 후보를 꼬집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