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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본의 벤 버냉키’다. 화폐경제 전문가라는 점도 닮았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1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이같이 썼다. 일본 정부가 차기 일본은행 총재로 우에다 가즈오 도쿄대 명예교수를 내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다. 세계 경제계가 새 일본은행 총재의 행보를 주목하는 건 10년간 이어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에다 총재 내정자는 1998~2005년 일본은행 심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여러 차례 족집게 분석으로 화제를 모았다. 2000년 8월 일본은행이 제로(0) 금리 해제를 결정했을 때 우에다 내정자는 반대표를 던졌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는)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였다. “내 반대가 기우였길 바란다”는 그의 발언과 달리 제로 금리 해제 이후 일본 경제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결국 일본은행은 7개월 뒤인 2001년 3월 시장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우에다 내정자는 장단기 금리 조작에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언론 기고문에서 그는 “이례적인 금융완화 정책(장단기 금리 조작)에 대해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썼다.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그대로 계승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7년간 일본은행 심의위원으로 함께 활동한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먼저 국채 시장의 기능 마비와 같은 부작용을 해소한 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일러야 2024년 해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앨런 사이나이 디시전이코노믹스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일본은행이 올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달러당 엔화 가치가 120엔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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