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관세청에 따르면 2월 1∼1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176억17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14.5%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가 8.5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일)보다 이틀 더 많아 수출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가 나타났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이달 들어 40.7% 감소했다.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줄어든 데 이어 7개월 연속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8.3%), 가전제품(-32.9%), 컴퓨터 주변기기(-45.6%)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줄었다. 반면 석유제품(28.8%), 승용차(166.8%), 선박(3.9%), 철강제품(9.8%) 등은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13.4% 감소했다. 대중(對中)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대만(-22.8%), 홍콩(-42.8%) 등도 줄었다. 반면 미국(48.0%), 유럽연합(EU·53.3%), 베트남(2.3%)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225억8800만달러로 16.9% 늘었다. 수출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49억7100만달러 적자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35억6300만달러보다 적자가 늘었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11개월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11개월 연속 무역적자는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수입은 3대 에너지원인 원유(34억5100만달러), 가스(23억1300만달러), 석탄(8억7200만달러) 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41억6400만달러)보다 59.4% 증가했다. 가별로는 미국(31.9%), EU(14.1%), 사우디아라비아(30.3%)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늘고 중국(-10.3%), 일본(-3.9%) 등은 줄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무역적자는 176억2200만달러였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475억달러)의 37%에 해당하는 적자를 두 달이 되지 않아 기록한 셈이다.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이 기간 1억5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수지는 작년 5∼8월 4개월 연속 적자에서 9월 흑자로 돌아섰지만, 10월부터 다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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