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과 미국 골프 브랜드 캘러웨이 간 벌어진 골프공 상표권 침해 소송 1심서 볼빅이 승리를 거뒀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62민사부(부장판사 이영광)는 지난 10일 볼빅이 캘러웨이골프를 상대로 낸 상표권 침해금지 청구 소송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캘러웨이에 손해배상금 2000만원 지급과 함께, ‘Magna(매그나,마그나)’ 상표를 골프공에 표시하지 않도록 했다. 또 기존 재고 상품에 대한 폐기도 명령했다.
이번 사건은 캘러웨이가 볼빅과 비슷한 상표를 국내에 등록하며 시작됐다. 볼빅은 2012년부터 골프공 ‘MAGMA(마그마)’를 판매해왔다. 캘러웨이는 2018년 ‘Magna’ 상표를 국내에 등록했다. 이에 볼빅은 특허심판원에 캘러웨이 상표등록 무효심판 및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특허법원은 “캘러웨이가 볼빅 상표를 침해했다”며 캘러웨이의 ‘Magna’ 상표를 취소하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상표권 등록무효 심판이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으로까지 번지며 법원에서 상표의 유사성을 다시 한번 판단 받게 된 것이다.
볼빅 측은 “해당 상품이 소비자에게 캘러웨이 제품과 자사 제품을 헷갈리게 한다”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주장했다. 캘러웨이 측은 “자신들의 상표는 ‘매그너’ 혹은 ‘매그나’로 읽혀 ‘마그마’로 읽히는 볼빅 브랜드와 관련이 없다”고 맞섰다.
다만 재판부는 특허법원과 같이 볼빅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상표의 유사함의 판단에 있어 외국어로 이뤄진 상표의 호칭은 우리나라 수요자의 대부분이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하는 발음에 의해 정해진다”며 “하나의 상표에서 두 개 이상의 호칭이나 관념을 생각할 수 있다면 그중 하나만 유사하더라도 유사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Magna를 ‘마그나’로 호칭하는 이상, 유사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쇼핑몰이나, 소비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서 캘러웨이의 상품을 ‘마그나’라고 호칭하는 사례들이 근거가 됐다.
법원은 캘러웨이의 'Magna' 골프공에 대해 폐기도 명했다. 캘러웨이 측은 해당 상표의 골프공을 판매 중단해 상표권 침해 우려가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여전히 해당 상표의 골프공이 판매되고 있는 점을 비춰봐 골프공 폐기를 명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또한 볼빅 측이 청구한 1억원의 금액 중 2000만원에 대한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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