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사진)가 중개 종양 면역학 분야에서 차세대 면역항암 치료 전략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하버드 의대에서 박사 후 수련과정을 거친 정 교수는 2018년 서울대 의과대학에 자신의 연구실인 ‘종양 면역학 및 생체 내 이미징 실험실’을 꾸렸다.
정 교수는 종양 면역학 분야 중에서도 미개척 분야인 골수성 면역 세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골수성 면역 세포와 관련한 기초 생물학적 분석을 통해 새로운 치료 타깃을 밝혀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종양은 발달과 성장 과정에서 체내의 다양한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게 특징이다. 이런 작용은 면역 관문을 통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면역 관문 억제에 기반한 항암 요법이 개발돼 임상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적용되는 면역 항암 요법은 극히 일부의 암 환자에게만 효능을 보이는 게 한계였다.
정 교수팀은 면역 항암 요법의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해당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캔서(2023)’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2022)’ 등에 연달아 발표되며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또 차세대 실시간 생체 현미경 장비를 개발해 새로운 치료 타깃이 될 수 있는 분자 간의 작용과 면역 세포 기능 분석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기존 기술로는 관찰하지 못하던 ‘실제 생명 현상’을 새로운 실험 기법으로 밝혀내는 독창적이고 고차원적인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정 교수팀은 실제 암 환자 조직의 임상 시료에 최신 단일 세포 전사체 분석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면역 항암 치료제의 타깃이 되는 다양한 골수성 면역 세포의 종류와 특성을 새롭게 규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단백질 신약 및 유전자 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 후보물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정 교수는 그동안의 연구 활동 성과를 인정받아 서울대 교수 중 젊고 유능한 신진 교수에게 수여하는 ‘창의 선도 신진 연구자’에 최근 선정됐다.
암은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사망자 31만7000여 명 중 26%가 암으로 사망했다. 암을 정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 교수는 “임상의사, 의공학자, 생명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높은 수준의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질병의 본질을 보다 심도 있게 이해하고 연구해 국내 의학 연구 분야에서 더 큰 학술적 공헌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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