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31개 성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를 발표했습니다. 가중평균 기준으로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목표치는 5.6%입니다. 이는 작년 GDP 성장률(3%)과 작년 4분기 성장률(2.9%)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기존보다 0.8%포인트 높였습니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된다는 판단입니다.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도 올해 중국 경제가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기준 중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10월 말 기록했던 저점보다 약 50% 올랐습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가 1413억위안을 순매수하며 월간 최대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수 규모(약 900억위안)를 웃도는 수치입니다. 중국 증시는 대폭 반등했지만, MSCI 중국 지수 기준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12배임을 고려하면 주가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지난달 춘절 연휴 동안 중국 소비는 일제히 반등했습니다. 춘절 연휴 기간 중국 소비 관련 산업의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2% 상승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춘절 기간의 매출액과 비교해도 12.4% 높은 수치입니다. 지역 간 이동이 자유롭고 코로나 확산세가 둔화하자 여행 등 서비스업종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습니다. 식음료 등 생필품의 소비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과일·채소류는 39%, 고기·계란·우유류는 28.6% 상승했습니다.
여행, 숙박 업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30%, 74.2% 상승했습니다. 올해 춘절 연휴 기간 여행자 수는 3억8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1% 증가했고, 여행 업종 수익은 3758억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었습니다. 올해 춘절 기간의 하이난 면세점의 하루 평균 매출액은 3억6000만위안을 넘겨 작년 동기보다 20.7% 증가했습니다.
내구재 부문의 회복세는 상대적으로 완만합니다. 지난달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12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9% 줄었습니다. 이 가운데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량은 33만2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6.3% 하락했습니다. 작년 말 전기차 보조금 혜택이 종료됐는데, 이에 맞춰 소비자들이 미리 자동차를 구매했기 때문에 올해 1월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기차 구매세 면세 혜택은 올해 연말까지 연장됐습니다.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침체돼있어 가전, 가구 등 부동산 관련 소비품의 회복세는 제한적인 모습입니다.
비제조업 PMI도 41.5에서 54.4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산업별 PMI를 보면 하이테크 제조업이 52.5, 설비 제조업은 50.7, 소비품 제조업이 50.9로 모두 기준선(50)을 넘어 확장 국면에 진입했습니다. 서비스 활동 지수도 전월 대비 14.6포인트 상승한 54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 12월 제로 코로나 정책이 폐지되어 신속한 일상 회복으로 인한 생산, 소비, 시장 상황에 대한 심리 개선 때문입니다.
중국 가계의 '초과 저축' 규모도 올해 중국 소비를 촉진할 요인입니다. 2010~2017년 중국 가계 저축의 연간 평균치는 4조~5조위안(약 756억~945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부터 부동산에 대한 긴축 정책으로 인한 투자와 소비 감소로 인해 저축 비중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 확산 후 이동이 제한돼 실질 소비가 축소됐고, 미래 소득에 대한 불안감으로 저축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2020~2022년 기간 중국 가계의 초과 저축 총규모는 약 10조위안(약 1900조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말 중국에서 코로나가 정점을 지나고 오프라인 소비가 재개되면서 초과 저축은 일상적인 소비로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일부 초과 저축은 부동산 구매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 개인의 부동산 대출 잔액은 38조80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불과 1.2% 올랐습니다. 2021년 성장률과 비교하면 10%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규엽 한국대성자산운용(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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