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건설사들이 만든 튀르키예 다르다넬스 해협의 세계 최장 현수교를 두고 중국에서 "지진을 견딘 중국 기술력"이라는 자랑이 나왔다가 망신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메이팡 장(?美芳) 주북아일랜드 중국대사관 총영사관은 트위터에 '차나칼레 1915 대교'의 웅장한 모습이 담긴 11초짜리 영상과 함께 "중국이 튀르키예에 건설한 다리가 지진을 견뎠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기술(China Tech)'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해당 글은 100회 넘게 리트윗됐고, 조회 수는 160만회를 넘었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다. 이 다리는 '이순신 팀'으로 불린 한국 건설사들이 만들었다. 대림산업(현 DL이앤씨)과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이 튀르키예 정부로부터 2017년 3월 공동 수주했다. 3조2000억원짜리 초대형 공사였고, 지난해 3월 18일 개통됐다. 길이는 4.6㎞(주탑 간 거리 2㎞)로 세계 최장 현수교다. 63빌딩(274m)보다 높은 318m짜리 주탑을 자랑한다. 대교를 들어 올리는 강철 케이블은 강도(强度)가 역대 최고 수준인 1960메가파스칼 수준이다.
차나칼레 대교는 최근 대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와도 1000㎞ 넘게 떨어져 있어 지진 피해가 전혀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도보로는 248시간, 자동차로 이동하면 14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다.
원글은 비판이 일자 삭제했지만, 주프랑스 중국대사관 공식 트위터에 공유한 영상과 글은 그대로 남아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프랑스어로 "중국이 튀르키예에 건설한 현수교가 지진을 견뎌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거짓말 그만하라. 이 다리는 지진 근처도 아니고 튀르키예와 한국이 건설한 다리", "외교관이 아니라 거짓말쟁이", "중국공산당은 무너진 건물에 갇힌 피해자를 이용하려고 한다", "다리는 지진 진원지에서 900㎞ 이상 떨어져 있으며, 이는 베를린에서 파리 사이보다 먼 거리", "부끄러운 줄 알아라" 등 프랑스어와 영어 등으로 항의 글을 남기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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