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담배회사 BAT로스만스가 국내 전자담배 시장 경쟁 구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년 만에 글로(glo)프로 슬림 후속작 '글로하이퍼X2'를 출시해 전자 담배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BAT로스만스는 2021년 출시한 글로프로 슬림 후속작 글로 하이퍼X2를 출시한다고 14일 발표했다. 앞서 경쟁업체인 한국필립모리스가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원'을 출시한 지 한 주 만이다.
글로 하이퍼X2는 글로 시리즈 중 최초로 가열 모드를 두 가지로 분리해 맛 차이를 뒀다. 스탠다드 모드에서는 20초의 가열 시간으로 4분가량 사용할 수 있고 부스트 모드는 약 15초 만에 가열이 완료된다. 가열 시간이 짧을수록 강렬한 맛과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전용 스틱인 데미 슬림 스틱은 담뱃잎 함량을 30% 높였다.
다양한 색상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수요층을 노렸다. 가격은 4만원이며 색상은 민트 블루, 메탈 블랙, 메탈 오렌지, 블랙 레드, 화이트 골드 등 총 5가지다. 이달 27일부터 글로 공식 온라인 스토어와 전국 편의점에서 공식 판매된다.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이사는 "글로 하이퍼X2의 앞 부분은 매트한 소재, 뒷부분은 매끄러운 소재를 사용해 차이를 뒀다"며 "MZ세대의 다양한 개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시된 글로 하이퍼X2는 유럽과 일본에서 먼저 공개됐던 제품이다. 이번 국내 출시로 잇따른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와 점유율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미로 관측된다.
앞서 BAT로스만스는 2017년 전자담배 브랜드인 글로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했지만 아이코스와 릴을 내세운 필립모리스, KT&G의 점유율 싸움에서는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KT&G는 50%대, 필립모리스는 40%대, BAT 로스만스는 10%대로 가장 낮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BAT로스만스는 글로 시리즈로 국내 전자담배 시장 경쟁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담배업체들이 이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하는 이유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전체 담배시장의 2.2%에 불과했던 전자담배시장은 지난해 14.8%로 확대됐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은 스틱 판매액을 기준으로 2021년 2조413억원에 달해 2조원을 넘어섰다. 2025년에는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BAT로스만스가 집계한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비연소 제품 소비자가 2040만명에 이르렀다, 2018년 800만 명에 비해 25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엘리 크리티쿠 BAT 그룹 글로벌 THP(전자담배) 카테고리 총괄은 "한국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주요 시장 중 하나"라며 "BAT 그룹의 목표 달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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