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은 14일 9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했다. 벙커C유 대신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을 HMM이 발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HMM은 “유럽연합(EU) 등의 선박 연료 규제 등으로 시작된 친환경 선대 경쟁력 싸움에서 글로벌 톱티어 수준으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라며 “메탄올 추진선 도입이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올 들어 한 달여간 세계에서 수주한 친환경 선박은 29척에 달한다. 메탄올추진선은 19척을 현대삼호중공업이 수주했고,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은 현대중공업(3척) 현대삼호중공업·삼성중공업(각 2척) 대우조선해양(1척) 등이 고루 가져갔다. 현대중공업은 LPG(액화석유가스)추진선 2척을 제조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국내 조선 3사는 세계에서 548척이 발주된 친환경 선박 중 187척을 가져왔다.
특히 메탄올추진선에선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거느리는 한국조선해양이 세계에서 거의 독점 수준으로 일감을 따내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99척의 메탄올추진선 주문이 나왔는데, 이 중 한국조선해양이 절반이 넘는 54척을 수주한 것이다.
3년치 일감을 이미 확보한 국내 조선사들은 올해 전체 수주 목표를 낮추면서 대신 메탄올추진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골라 수주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수주한 24척의 선박 중 친환경 선박이 19척에 달한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요즘 도크는 LNG와 메탄올을 연료로 하는 친환경 선박들로 채워지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입찰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이날 HMM과의 수주 계약식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구개발에 총력을 다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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