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주도로 마련된 민관 협력 채널인 ‘AI반도체 최고위 전략 대화’는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간 단 한 차례 열렸다. 전략 대화는 정부의 ‘AI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의 주요 내용 중 하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과 대학, 연구소 대표 등이 참여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시 이 조직을 정례화해 정부의 AI반도체 정책과 투자 방향을 공유하고 성장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K-클라우드 얼라이언스’ 출범식 전 1시간30분가량 한 차례 대화하는 데 그쳤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구호만 그럴듯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발표 당시에도 지원 금액이나 세부 방안이 문재인 정부 시절 발표한 ‘AI반도체 산업 발전 전략’과 큰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재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초강대국’을 선언했으니 지원 강도가 높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었다”며 “막상 대책 발표 후엔 해당 사안에 대한 정부 관심도가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책 내용 중 하나인 PIM반도체설계연구센터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간 상호 인력파견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기업에서도 담당 인력 운용이 빠듯한 와중에 ‘기술 유출’ 리스크를 떠안고 인력을 파견하는 게 어렵다는 전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발표한 AI반도체 연구개발 투자 계획(1조4123억원)보다 규모가 작은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더구나 지난해 6월 발표한 투자비 1조200억원 중 상당 부분은 문재인 정부 시절 투자 내용과 겹친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미국과의 경쟁을 감안하면 최소 10조원 정도는 AI반도체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이상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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