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 대표 후보들은 14일 두 번째 합동연설회에서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 갔다.
이날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후보는 "우리 당은 소수 당이다. 우리 당은 개인플레이에서 못 이긴다.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그런데 오늘 제가 부산의 자랑스러운 5선 의원, 조경태 의원과 만나 둘이 손잡고 김기현을 대표로 만들자고 합의를 봤다"며 "김조(김기현-조경태) 연대, 김나(김기현-나경원) 연대 잘 하지 않았느냐"라고 되물었다.
안철수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당 대표 후보라면 탄핵 운운하며 흑색선전으로 당의 분열과 위기를 조장하면 안 된다. 그런 사람은 당 대표 후보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자기 비전 하나 없이 어딘가에 기대고 얹혀가려는 후보가 어떻게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느냐"라며 "당 대표는 당의 얼굴이다. 누구인지 국민이 알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이 누군지도 모르고 자기 것도 없이 어딘가에 기대고 얹혀사는데 거대한 민주당과 싸워 이긴다? 어림도 없다"고 깎아내렸다.
황교안 후보는 다른 주자들을 향해 "생명 건 단식 해 봤느냐. 신념을 지키기 위한 삭발 해 봤느냐. 선당후사를 위해서 험지에 출마 해 봤느냐"라며 "평생을 종북좌파와 싸워서 그들을 무찌르기 위해서 평생을 노력했다"고 말했다.
천하람 후보는 "적어도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당원들의 선택을 받을 기회마저 박탈당할 이유는 없었다. 이 자리에 지금 함께하고 계신 안 후보에게는 최소한 대통령의 적이라거나 탄핵의 선봉에 설 것이라는 모함을 받진 않아야 할 정도의 공로가 있다"며 "거꾸로 공신의 자리를 왕의 비위만 맞추던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행사 시작 전부터 세력 경쟁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건물 입구부터 지지자들은 징과 북, 꽹과리 등을 두드리며 흥을 돋웠고, 총 2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설회장 내부는 행사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응원 구호와 특정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로 소란스러웠다. 국민의힘은 이날 합동연설회에 당원과 지지자들 총 5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자체 집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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