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만난 이란 대통령…'반미 연대' 구축하나

입력 2023-02-15 14:58   수정 2023-03-01 00:31


이란과 중국이 미국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반(反)미연대를 과시했다. 두 국가가 미국과의 갈등을 연결고리 삼아 밀착했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베이징을 국빈 방문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상이 중국을 찾은 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중국 외교부는 회담 결과에 대해 "(시 주석은) 중국은 이란의 국가 주권을 수호하고 '일방주의와 괴롭힘에 저항하는 걸 지지한다"며 "외부 세력이 이란 내정에 간섭하고 안보를 파괴하는 걸 반대한"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도 회담에서 "이란과 중국 모두 일방주의와 패권적 괴롭힘을 반대한다"며 "중국이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는 걸 지지한다"고 했다. 두 정상 모두 대상을 특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방주의·패권적 괴롭힘 등의 단어를 쓰며 자국을 압박하는 미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양국 모두 미국과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반대하며 서방 국가들과 갈라섰다. 최근에는 정찰 풍선 문제로 미국과 첨예한 갈등을 빚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제재로 원유 수출이 막혔다. 최대 교역국이자 원유 수입국인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한 입장이다.

양국은 과거부터 미국에 대항하려 밀착해왔다. 2016년 시 주석은 중국 정상으로선 14년 만에 이란을 방문했다. 당시 양국 관계를 '전면적 동반자'로 끌어올렸다. 또 상하이협력기구(SCO)에 이란을 가입시켰다. 일부 회원국이 반대했지만, 반미 친중 연대를 확장하려는 판단이었다.

결속 관계를 표명한 시 주석과 라이시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농업, 무역, 관광, 환경보호, 보건, 재난구호,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양자 협력 문서에 서명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16일까지 중국에 머문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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