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술 패권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적어도 미국 중국 대만 등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김기남 삼성전자 SAIT(종합기술원)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림대 도원학술원 개원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렇게 말했다. 김 회장의 기조연설 주제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현황과 미래’다. 그는 “미국은 반도체 육성예산 527억달러 중 390억달러를 반도체 제조 인센티브로 편성한다”며 “세제 혜택, 인프라 지원, 보조금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기업의 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한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반도체 중심으로 편향돼 있고 파운드리, 웨이퍼 등 다른 부분은 취약한 게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책적 지원 확대를 비롯 △기술 혁신 △인재 육성 △생태계 조성 등을 향후 발전을 위한 네 가지 제언으로 제시했다.
기술 혁신과 관련해선 “기술 혁신을 위해선 항상 기술 흐름을 파악하고 기술 변곡점을 놓치지 않고 신기술을 도전적으로 절박하게 개발해야 한다”며 “특히 사장이 기술 흐름 파악을 잘하는 기업은 분명히 훌륭한 회사가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인력 문제는 한국 반도체의 가장 큰 리스크”라며 “삼성이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어봐도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 육성은 기업 혼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국가와 학계, 산업계가 협력해 선순환 사이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건실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 과제로 꼽았다. 김 회장은 “기존 메모리반도체 중심 생태계를 파운드리, 소부장, 팹리스 영역 등으로 순차적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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