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초저가 상품을 파는 티무는 지난해 9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16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 기간 이후 미국에서 가장 많이 내려받은 앱 1위를 기록 중이다.
티무의 가파른 성장세는 중국 모회사인 피디디홀딩스(옛 핀둬둬)가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써 고객을 유치한 덕분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기 때문이다. 티무는 서로 모일수록 싸게 해주는 전략도 쓰고 있다. 할인 쿠폰을 뿌리면서 SNS에 홍보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이다. 최근 열린 미국 프로풋볼 ‘슈퍼볼’ 광고에도 데뷔했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란 슬로건을 내세운 티무는 대부분 10달러 미만의 중국산 제품을 판매한다. 레노버의 무선 이어버드는 아마존보다 40%가량 싼 8.47달러에 살 수 있다. ‘발견 기반 쇼핑’도 티무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용자들이 구매할 제품이 없어도 습관적으로 앱을 열고 시간을 보내게 하다가 사야 할 물건을 발견하게 한다.
미국에서 크게 성공한 중국 SNS 틱톡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동영상 스크롤을 계속 제공하는 것처럼, 티무도 AI 알고리즘 추천을 통해 끊임없이 제품을 보여준다. 게임을 하면 보상해주기도 한다.
미국 벤처캐피털(VC)인 앤드리슨호로위츠의 코니 챈 파트너는 “아마존은 개별 판매자를 중심에 두는 검색 기반 쇼핑 앱이지만 티무는 발견 기반 쇼핑 앱으로 이용자에게 재미를 제공하는 ‘쇼퍼테인먼트’”라며 “소비자는 즐기는 앱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국적 스타트업 메타드림이 만든 본디는 아시아 시장을 강타했다. 지난해 10월 베타버전이 출시된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5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 본디는 일반적인 메타버스 플랫폼과 달리 최대 50명까지만 친구를 맺을 수 있다.
기존 SNS의 장점은 모두 가져왔다. 2000년대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처럼 내 방과 아바타를 꾸미고 배경음악을 고른다. 2차원(2D)이 아니라 3D 이미지로 구현했다. 카카오톡처럼 친구와 대화할 땐 글만이 아니라 움직이는 아바타가 기분과 상태를 전해준다. 잔잔한 바다에 홀로 배를 타고 가다가 트위터처럼 불특정 다수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본디는 아직까진 무료로 아이템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게임 암호화폐(B-Beans)를 이용해 아이템이나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을 판매할 전망이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메타드림은 지난해 5월 중국 트루리의 지식재산권을 인수해 본디를 출시했다. 트루리는 지난해 중국에 SNS 젤리를 내놨다가 개인정보 침해 논란으로 한 달 만에 철수했다. 본디 역시 최근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불거지며 탈퇴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