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다음달부터 10년에 걸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한국 해역의 방사성 핵종인 삼중수소(트리튬) 농도가 기존의 10만분의1 정도 높아질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분석기기론 검출이 힘든 정도의 극미량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과기원) 해양환경연구센터와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은 16일 제주도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의한 해양 확산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대응을 위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의 객관성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 정부 차원에서 공식 발표하는 대신 학술대회를 통해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번 시뮬레이션은 일본이 올해 3월부터 2033년 3월까지 10년간 연간 최대 22조 Bq(테라베크렐·베크렐은 방사능 단위)의 삼중수소가 포함된 오염수를 방출한다는 가정 하에 진행됐다. 22조㏃는 일본이 세운 실시계획 상 연간 최대 방출량이다.
삼중수소는 오염수에 가장 많이 포함된 방사성 핵종으로 일본이 구축한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되지 않는다. 삼중수소는 해양으로 방류되면 물처럼 해류를 따라 확산·이동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출된 삼중수소는 10년 후 북태평양 전체로 확산한다. 한국의 관할 해역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의 농도는 미미할 것으로 봤다. 연구진은 한국 관할 해역에 유입되는 삼중수소는 2년 후 0.0001Bq/㎥ 농도로 일시적으로 유입됐다가 4∼5년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올 것이라 분석했다. 10년 후 약 0.001Bq/㎥ 내외로 수렴한다.
이는 국내 해역의 기존 삼중수소 농도가 평균 172Bq/m³인 것을 감안하면 10만분의 1 수준이다. 공동 연구팀은 이 정도 수치는 분석기기로 검출하기 힘든 수준의 농도라고 밝혔다. 김경옥 해양과기원 책임연구원은 “이 정도 농도는 실제 해양에 존재하는 삼중수소에 비해서 상당히 적은 양”이라며 “수치만 보면 크게 영향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앞서 진행된 중국 연구팀의 연구 결과와도 큰 차이가 없다. 중국 제1해양연구소는 2021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확산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약 5년 후에 0.001Bq/m³의 삼중수소가 제주 해역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중국 연구진은 10년 간 총 900조 Bq의 삼중수소가 방출될 것으로 가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방출량을 4배 이상 높게 잡았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후쿠시마 오염수가 국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아예 없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삼중수소의 농도의 변화를 분석했을 뿐이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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