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 뉴타운(재정비촉진지구) 재개발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신림 뉴타운 ‘대장주’이자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1구역이 최근 조합 설립 2년여 만에 건축 심의를 통과하며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구역은 철거를, 3구역은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세 구역 재개발이 완료되면 6200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신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다만 주택 매수 수요가 위축된 탓에 이 일대 주택 매매 거래량은 작년 대비 80% 가까이 급감했다.
조합은 상반기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조합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내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거쳐 2028년 하반기 입주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시공사는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 컨소시엄이다.
재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매수세는 실종된 상황이다. 재개발 후 전용면적 84㎡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단독주택 매물이 4억원에 나와 있다. 권리가가 1000만원대인 무허가 주택이어서 프리미엄(웃돈)만 3억8000만~3억9000만원에 달한다. 수억원대 추가 분담금은 따로 내야 한다.
신림동 S공인 관계자는 “새 아파트 전용 84㎡ 이상 중대형 주택이 현 조합원 수보다 많아 무허가 주택을 소유한 조합원도 전용 84㎡를 배정받을 수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땐 프리미엄만 7억원에 달했다”고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신림동 주택(빌라·단독주택) 매매 거래량은 27건으로 작년 1월(112건)보다 76%가량 줄었다.
서울의 대표적 노후 주택가인 이 일대는 신축 아파트 단지가 전무하다. 신림 1구역 남쪽 신림현대(1634가구, 1993년 준공) 전용 82㎡는 작년 2월 8억5000만원에 팔린 뒤 거래가 끊겼다.
신림 뉴타운은 인근에 지하철역이 없어 ‘교통 불모지’로 불렸지만, 작년 5월 경전철 신림선이 개통하면서 여의도 등 중심업무지구로 이동하기 편리해졌다. 여기에 보라매공원~관악구 난향동을 잇는 난곡선과 2호선 서울대입구역~서울대를 잇는 서부선 연장선 등도 추진 중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개발이 완료되면 강남, 여의도 등에 직장을 둔 실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헌형/안시욱/안정훈 기자 hhh@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