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지표 좋아지니 다시 '긴축' 우려…달러 뛰고 금값 내렸다

입력 2023-02-16 18:05   수정 2023-02-17 02:19

미국 경제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고용과 물가에 이어 소비까지 강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를 지킨 사람들이 고물가에도 지갑을 열면서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둔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 속도를 다시 죌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피벗(정책 기조 전환)이 당분간 어렵다는 전망이 힘을 받으면서 달러 가치와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침체 우려 벗자 긴축 우려

미 금융시장을 흔든 건 1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3% 늘었다는 15일(현지시간) 발표였다. 다우존스 추정치(1.9%)를 크게 웃돈 것으로, 2021년 3월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레스토랑 등 13개 부문 판매가 모두 늘었다.

제조업 경기지표도 개선됐다. 뉴욕연방은행이 집계하는 2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는 -5.8로 전월(-32.9) 대비 27.1포인트 급등했다. 이 지표는 0 미만이면 경기 위축, 0 초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1월 소매판매 발표 후 애틀랜타연방은행은 미 국내총생산(GDP)을 실시간으로 전망하는 예측 모델 ‘GDP 나우’를 통해 1분기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2.4%로 올려 잡았다. 견조한 노동시장을 바탕으로 미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살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JP모간은 1분기 GDP 증가율 전망치를 1.0%에서 2.0%로, 골드만삭스는 0.8%에서 1.4%로 상향했다.

빅테크에 해고 바람이 불고 있지만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이달 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000건 감소한 19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20만 건)를 밑돌았다. 앞서 발표된 1월 실업률은 3.4%로 54년 만의 최저치였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6.4% 상승해 시장 추정치(6.2%)를 웃돌았다.

다만 경기가 좋으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기 때문에 Fed의 긴축 기조는 강화될 수 있다. 1월 경제지표를 본 월스트리트는 미 기준금리 고점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14일 Fed의 최종금리 전망치를 기존 연 5.1%에서 연 5.6%로 올려잡았다. 바클레이스는 Fed가 기준금리를 연 5.25~5.5%까지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빌 애덤스 코메르츠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용 보고서는 모두 예상보다 좋았다”며 “Fed가 추가 금리 인상 계획을 세울 때 이 보고서를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지표의 일시적 호조라는 주장도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르코프스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연말 쇼핑시즌 부진 이후 소비가 잠시 반등했을 수 있다”며 “올 하반기에는 가계가 소비를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국채금리 급반등
15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 대비 0.67% 오른 103.92를 기록했다. 장중 104.11까지 올라 최근 6주 만의 최고치를 썼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9월 114선까지 올랐다가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 11월에야 꺾였다. 그러나 강력한 1월 경제지표 이후 금리 인상 전망이 우세해지자 다시 힘을 얻고 있다.

14일 크게 오른 국채 금리도 2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이날 장중 2.1bp(1bp=0.01%포인트) 상승한 연 3.828%까지 올랐다. 30년 만기 금리는 장중 1bp 오른 연 3.862%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달러와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금 가격은 떨어졌다. 1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4월물은 20.10달러(1.1%) 내린 1845.30달러에 거래돼 약 6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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