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팬덤 플랫폼 디어유를 포함한 세 곳의 비음악 자회사 매각에 나섰다. 비핵심 계열사를 매각해 본업인 음악 사업에 집중한다는 게 회사 측 명분이지만,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회사의 전략적 방향성을 바꿀 알짜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흔적을 지우고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M엔터 경영진은 100% 자회사인 SM스튜디오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디어유(지분 31.98%), SM C&C(29.56%), 키이스트(28.38%) 등 세 곳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하고 자문사 선정에 나섰다. 모두 코스닥시장 상장사로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2조원에 달한다. 정확한 매각 대상 지분은 정해지지 않았다.
디어유는 스타와 1 대 1 메신저로 소통하는 팬덤 플랫폼 디어유버블을 운영하는 회사다. JYP엔터테인먼트가 18.5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SM C&C는 강호동 신동엽 등이 소속된 예능 전문 영상콘텐츠 업체다. 광고대행업과 여행업을 겸하고 있다. 키이스트는 배우 배용준이 설립한 드라마 제작사 및 연예기획사로 2018년 SM엔터가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디어유 매각 결정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디어유는 세계 K팝 팬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알짜 계열사로 꼽힌다. 16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2014억원에 달한다. 이 전 총괄이 지향해온 ‘메타버스 구현’과도 직결돼 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결합해 아이돌 굿즈(기념품) 등을 판매할 수 있다.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엔터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도 디어유와의 시너지 효과로 알려졌다.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면서 SM엔터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7.59% 오른 13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김채연/차준호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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