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16일 19:2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약 80조원의 운용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1999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래 최악의 성적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 2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합동 연찬회에서 지난해 잠정 운용수익률이 -8% 대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자 출범 이후 세 번째다.
수익률과 손실 규모는 출범 이래 가장 악화했다. 국민연금은 2008년과 2018년 각각 -0.92%, -0.1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고 손실 규모는 각각 4270억원, 5조9000억원이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1월 말까지 -4.93% 수익률(손실금액 47조7000억원)을 냈으나 지난해 12월 국내외 주식시장이 부진하면서 한 달 만에 수익률이 3%포인트(p) 넘게 하락했다. 통화 긴축 기조 강화와 이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 등 불안 요인이 지속된 영향이다. 채권 수익률 또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손실을 키웠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운용자산 규모는 다시 900조원 아래로 줄어들게 됐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예상보다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가 반영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외 주식과 채권 자산은 벤치마크(BM) 수익률을 상회했으나, 대체투자 자산까지 반영하면 전체 자산의 BM 대비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대체투자 수익률이 주식과 채권 자산군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초과)'까지 뒤집을 정도로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자산까지 합산한 수익률을 오는 28일 공시한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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