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역외탈세 의혹과 관련 "하이브가 계약 종결로 해소해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SM은 17일 "'해외판 라이크 기획'인 CTP는 실체를 숨기기 위해 SM이 아닌, 해외 레이블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이성수 SM 대표는 홍콩에 있는 이 전 총괄의 개인 회사 CTP를 언급하며 역외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그룹 웨이션브이, 슈퍼엠, 에스파의 글로벌 음반·음원 유통과 관련해 각각 중국의 애사애몽, 미국의 캐피톨 레코즈, 워너 레코즈 등과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전 총괄이 계약 과정에서 CTP를 거치게끔 했다는 주장이었다. 이를 통해 SM과 레이블사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하이브가 입을 열었다. 현재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SM 지분 14.8%를 인수하고, 공개매수로 소액주주 지분 25%를 더 얻어 SM 최대 주주로 등극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이브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내용도 전달받은 바 없다"고 했다.
아울러 이 전 총괄과 체결한 주식매매계약 상에 SM과 이 전 총괄 간 거래관계가 없고, 계약 체결 이후 로열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에 관해 확인받았으며, 만약 계약이 존재할 경우 이를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해 두었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SM은 "하이브의 입장은 CTP의 본질적 문제인 역외탈세 의혹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하이브가 해외판 라이크 기획인 CTP를 인지하고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역외탈세 의혹에 동조 내지는 묵인한 것이고, 이를 모른 채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속았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1조가 넘는 자금이 소요되는 적대적 M&A를 실사 한번 없이 졸속으로 처리한 하이브 경영진이 주주, 관계기관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께 설명할 부분"이라고 압박했다.
또 하이브가 이 전 총괄이 전개하는 캠페인 관련 세부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SM은 하이브가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발표한 공식 입장에서 ▲'휴머니티 앤 서스테이너빌리티(Humanity and Sustainability)' 캠페인에 깊은 공감을 표했다는 점 ▲당시 칩거 중이던 이 전 총괄에게 지속 가능한 K팝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는 점 ▲방시혁 의장이 '하이브는 이수만 선생님께서 추진해 오신 메타버스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방시혁 의장 스스로 깊이 공감했다는 캠페인의 세부 내용에 대해 전달받은 것이 없다는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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