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제외)가 802만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완성차 시장 규모가 소폭 줄어든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전체 판매량에서의 전기차 비중도 9.9%까지 늘었다.
20일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완성차는 8063만대 판매돼 전년(8144만대) 대비 1.0% 감소했다.
김자현 한자연 연구원은 "2020년과 2021년 연평균 4.7% 증가한 전 세계 완성차 시장은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의한 고유가 영향으로 역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전기차는 전년 대비 68% 늘어난 802만대가 판매되며 완성차 전체 시장에서 9.9%의 비중을 차지했다. 2020년은 2.9%, 2021년은 5.9%였는데 점유율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대륙별로는 중국, 유럽, 미국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93.3%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은 내수판매를 중심으로 전기차 507만대를 팔아 점유율 63.3%로 1위에 올랐다.
전기차 판매 강세를 보였던 유럽(20.2%)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에 판매 증가율이 3분의 1토막 나면서 주춤했다.
기업별로는 테슬라가 중국 기업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131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점유율 16.4%로 1위를 지켰다. 다만 점유율은 전년 대비 3.2%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비야디(BYD)와 상하이자동차는 내수시장을 앞세워 각각 92만대(11.5%)와 90만대(11.2%)의 전기차를 팔아 2,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 모델은 테슬라 모델Y로 75만4549대가 팔렸다. 이어 상하이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 합작법인에서 나온 홍광미니가 56만3400대, 테슬라 모델3가 49만2597대 판매되며 뒤를 이었다.
부품난과 대형 제조사들의 가격 압박에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리비안은 당초 목표로 세운 5만대 생산보다 적은 2만4337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루시드도 7180대만 생산해 1만대를 채 만들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약 3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7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52.9%나 더 팔았다. 다만 중국 기업들의 급성장에 점유율은 4.7%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떨어졌다.
국내 시장의 경우 현대차그룹 전기차 점유율이 73.9%로 독보적 우위를 지켰다. 이어 테슬라(8.9%) 벤츠(3.1%) BMW(3.0%)가 뒤를 쫓았다.
올해는 전기차 부품난으로 인한 생산차질 현상은 감소하겠지만 각국 보조금 사정에 따라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한자연은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전 세계적 에너지 요금 현실화 움직임과 중국·영국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 중단, 독일 등의 보조금 삭감이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