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과 통찰력이 비상해 경영인의 조언가로 유명했던 빌 캠벨은 실리콘밸리의 수많은 최고경영자(CEO) 사이에서 ‘최고의 코치’로 기억되고 있다. 어느 저자는 “빌 캠벨은 나에게는 훌륭한 코치인 동시에, 제일 친한 친구였다. 그런데 그를 제일 친한 친구라고 생각한 사람은 나 말고도 2000명쯤 될 것이다. 빌은 어떻게 시간을 내는지 궁금할 만큼, 우리가 필요하다고 하면 곧바로 시간을 냈다”고 말했다. 빌 캠벨이 최고의 코치가 된 비결은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만나는 사람마다 가장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게 한 이 태도가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CEO의 마음을 열어 그들의 솔직한 공유를 이끌어냈고, 그것이 적절한 코칭을 위한 열쇠가 되지 않았을까.
필자의 회사에서는 ‘커피챗’이라고 부르는 30분짜리 미팅이 흔하다. 꼭 필요한 업무회의는 아니지만, 한동안 프로젝트를 함께하지 않은 동료 직원의 근황을 묻고 소소한 잡담도 나누며, 서로 공감하고 지지하는 시간이다. 점심 파트너를 매칭해주는 사내 웹사이트도 있다. 언제 점심을 먹고 싶은지를 입력해 놓으면, 사내 다른 부서 직원들과 1 대 1로 점심 스케줄을 잡아준다. 서로의 부서와 일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조직을 더 가깝게 느끼게 된다.
친밀함의 추구는 인간이 선물로 받은 본연의 성품이다. 조직 내의 협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라면, 조직 내 친밀함은 더더욱 큰 역할을 한다. 부서와 팀의 벽을 넘어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통한 공동창작이 가능하려면 상호 신뢰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먼저 서로를 이해하면 마음이 열리고, 마음이 열리면 정보와 아이디어가 사람 간의 네트워크를 통해 흐르기 시작한다.
이런 친밀함이 긍정적으로 작동하려면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비슷한 사람끼리만 공유하는 ‘끼리끼리’ 친밀함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필자의 멘토가 들려준 돌덩이 조직과 진흙 조직의 비유가 생각난다. 고여 있는 친밀함으로 딱딱하게 굳어진 돌덩이들의 조직이 아니라, 누구든 와서 연합하고 또 필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흩어지고 다시 모여 하나로 빚어질 수 있는 유연한 진흙과 같은 조직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 촉촉함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은 바로, 누구든 서로서로 살펴주는 포용적 기업문화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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