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잔치' 보험·카드사에도…금감원, 칼 빼든다

입력 2023-02-17 18:01   수정 2023-02-18 01:44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어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보험사와 카드사에 대해서도 보수 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일부 보험사와 카드사를 대상으로 임직원 보수 체계 점검에 들어갔다.

지난해 고금리 등에 힘입어 약 9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둔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최근 수천억원의 ‘통 큰’ 성과급을 지급해 은행과 마찬가지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작년 1조2837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삼성화재는 임직원 성과급으로 역대 최대인 연봉의 47%를 지급했다. KB손해보험(순이익 5580억원·전년 대비 84.7% 증가)도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DB손해보험(9970억원·14.2%)은 연봉의 41%를 성과급으로 줬고 현대해상(5746억원·32.8%)과 메리츠화재(8683억원·30.9%)도 각각 연봉의 30~40%가량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들은 차장급 기준 2000만~5000만원을 받았고 50여 개 보험사를 합쳐 지급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카드사도 마찬가지다. 신한 국민 우리 삼성 등 4개 카드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8467억원에 달했다. 순이익 6223억원(전년 대비 12.9% 증가)을 기록한 삼성카드는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나눠줬고 우리카드 등 다른 카드사들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성과급을 줄 전망이다. 일부 카드사는 이미 성과급 지급을 완료하고도 외부에 관련 정보가 노출될까 봐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과 마찬가지로 일부 보험사와 카드사의 보수 체계도 한번 들여다봐야 하지 않겠냐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매출에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카드사에 대해 카드론,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대출 금리를 자율적으로 인하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빈난새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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