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이성수 "주총 후 대표이사 사임…하이브 인수 시도 사력 다해 막겠다"

입력 2023-02-17 22:05   수정 2023-02-17 23:40

이 기사는 02월 17일 22:0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이성수 대표이사가 “하이브의 인수 시도를 사력을 다해 막겠다”고 말했다.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대표직에서 사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성수 대표는 1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SM엔터는 하이브에게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며 “하이브의 공개매수 시도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고 주장하는 2차 성명을 냈다. “SM엔터 이사회 및 경영진과 협의 없이 최대주주 지분을 매수하고 공개매수를 진행, 실사 없이 무려 1조원대의 딜을 진행하는 건 적대적 M&A의 전형적인 형태”라며 “SM엔터 구성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인수 시도를 사력을 다하여 막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브가 내놓은 주주제안도 비판했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앞서 지난 15일 하이브의 주주제안을 대리 제출했다. 하이브 내부인사 3명을 포함해 총 7인의 이사진 후보를 추천했다.

이 대표는 이들 7인의 이사 후보가 엔터테인먼트 경력을 가진 크리에이터와 프로듀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SM엔터의 브랜드와 지적재산권(IP)을 존중하겠다”고 밝힌 하이브의 입장과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SM엔터의 독립적인 경영을 지지한다면서 이사 7인을 추천한 것은 역시 SM엔터를 지우고 하이브의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의도로만 느껴진다”며 “하이브라는 거대 기업만 존재하는 K팝 산업이 우리 모두를 위한 미래냐”고 지적했다.

당기순이익의 30% 이내 배당 정책과 정관 변경을 통한 전자투표 도입을 요구한 것을 두고도 “정작 하이브는 설립 이래 한 번도 현금 배당을 한 적이 없고 정관을 통해 전자투표를 도입하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내달 정기주주총회 이후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상장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본분을 충실히 다하지 못한 과거를 반성한다. 대표이사라는 직책에 따르는 권한이 주어졌음에도 이수만 선생님의 탐욕과 독재를 막지 못했다”며 “3월 정기 주총을 마지막으로 대표이사 및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하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본업인 프로듀서로 돌아가겠다는 설명이다.

2005년 SM엔터에 입사한 이 대표는 2009년 걸그룹 f(x) 매니저를 거쳐 프로듀싱 전략팀인 A&R(Art & Repertory) 팀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소녀시대 'Gee', 슈퍼주니어 'Sorry, Sorry', 동방신기 '주문'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2015년 이후엔 실장, 그룹장, 이수만 회장 직속 프로듀싱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 대표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처조카다.

이 전 총괄은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성수 대표는) 상처한 아내의 조카로서 네살 때부터 보아왔다. 열아홉살에 에스엠에 들어와 팬관리 업무로 시작해, 나와 함께 했다. 아버님이 목사인 가정에서 자란 착한 조카다. 마음이 아프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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