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의회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했다. 중국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한 시기와 겹쳐 미국 대표단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19일 대만 외교부는 "칸나 하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이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부터 23일까지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했다"며 "초당적인 미국의 연방 하원의원 4명이 함께 방문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대표단에는 토니 곤잘레스 하원의원(공화·텍사스), 제이크 오친클로스 하원의원(민주·매사추세츠), 조나단 잭슨 하원의원(민주·일리노이) 등이 포함됐다. 칸나, 오친클로스 하원의원은 미국 하원의 '미국과 중국공산당 간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 대표단 소속 위원으로 전해진다.
대만 외교부는 미국 의원의 방문 기간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고, 각 관련 부처를 예방해 양국 안보와 경제무역 파트너 강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관련 산업계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하원의원이 대만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세계보건기구(WHO) 참여를 위한 적극적인 발언을 했다고 소개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미국 의원들은 20일부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방문한 후 대만 입법원(국회)을 방문할 예정이다. 칸나 의원은 앞서 이번 방문에서 장중머우 TSMC 창업자 등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과의 만남은 21일 예상된다.
이번 미국 의원들의 방문은 '정찰 풍선' 사태로 미중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전격 회동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중국 대표단의 대만 방문 시기와도 겹쳤다. 중국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리샤오둥 상하이 대만판공실 부주임이 인솔하는 6명 상하이 대표단이 전날 대만 타이베이시에 도착해 사흘간 일정에 돌입했다. 중국 공무원 대표단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만을 방문한 건 3년 만에 처음이다.
상하이 대표단은 전날 타이베이시가 마련하는 환영연과 등불축제를 참관했으며 이날 타이베이 음악센터 건설 현장을 방문한 뒤 도시 교류 촉진 등에 대해 논의한다. 대표단은 20일 장완안 타이베이 시장과 만날 계획이다.
양안(중국 본토와 대만) 관계는 차이 총통 집권 이후 악화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대만 제1야당 국민당의 장완안이 대만의 수도 격인 타이베이 시장에 당선되면서 도시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려는 모습이다. 장 시장은 장제스 초대 대만 총통의 증손이기도 하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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